외국인도 대기업 총수 지정 추진에.. 한·미 통상 마찰 우려

신재희 2022. 7. 2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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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앞으로 외국인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통상당국이 한국 측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키 위해 공정위가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간 통상 마찰 가능성이 제기됐다.

만약 쿠팡 한국법인이 아닌 대주주 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미국을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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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공정거래법 개정안 곧 공개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으로 외국인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통상당국이 한국 측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총수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다음 달 초 공개된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외국인 총수를 동일인으로 지정할 법령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동일인이란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 등 공정위가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해 지정한다. 그런데 그동안 외국인 총수에 대해서는 동일인 지정이 이뤄지지 않아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쿠팡은 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음에도 경영자인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인 탓에 ‘총수 없는 기업집단’이 됐다. 이에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지배력을 따져 필요한 경우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키 위해 공정위가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간 통상 마찰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실무회의에서 마리사 라고 상무부 차관은 현 외교부 장관인 박진 대표단장에게 외국인 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건에 대해 강한 반대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 추진이 양국 간 통상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미국은 구체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대우 조항에 위반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가령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다. 그런데 공정위는 여태까지 아람코가 아닌 한국법인 에쓰오일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다. 만약 쿠팡 한국법인이 아닌 대주주 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미국을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조달해 한국에 투자한 금액(4억달러)은 전체 금액(8억7000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쿠팡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것은 향후 외국인의 국내 대규모 투자를 억제하는 또 하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장기간 수장 공백 상태인 공정위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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