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구 줄사퇴, 충남은 버티기..기관장 행보 갈렸다
공공기관장 줄 사퇴
6·1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이 대거 교체됨에 따라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장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힌 곳이 있는가 하면 "못 나가겠다"며 버티는 곳도 상당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공기관을 18개에서 11개로 통폐합하기로 하고, 대구시가 관련 조례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 산하 공공 기관장들이 잇따라 물러나겠다고 했다. 6개 기관을 1개의 기관으로 묶는 문화예술 분야에선 대구문화재단 이승익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관광재단 박상철 대표 등 3명이 공동 의견문을 내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들은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는 개혁정책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남은 임기와 무관하게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기 시작 석 달 된 '신입' 기관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보였다. 정명섭 대구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7일 "오랜 고민 끝에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용퇴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몽니 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홍 시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원래 양심적인 공직자라면 의례 그렇게 해야 하는데 임명권자가 바뀌었음에도 임기를 내세워 비양심적인 몽니를 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대전에서는 최근 ‘빅4’로 불리는 공기업 4곳 가운데 3명이 줄사표를 냈다. 김경철 대전교통공사 사장과 고경곤 대전관광공사 사장은 지난달 22일과 24일 각각 사직서를 냈다. 김경철 사장은 올해 9월 30일, 고경곤 사장은 내년 12월 5일까지 임기가 남아 있었다.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도 임기를 1년 2개월가량 남겨두고 지난 5일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모두 허태정 전 시장 때 자리에 오른 기관장들이다.
새 단체장과 힘겨루기 양상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모든 기관장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경영평가와 감사를 통해 기관장 능력을 판단하겠다는 취지”라며 “캠프에 있었다고 해서 관련 분야 전문가도 아닌데 기관장으로 임명했고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충남도 산하 공기업과 출연·출자기관 등 공공기관은 24곳이다. 기관장 24명 모두 전임 양승조 지사가 임명했다. 이들은 대부분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문순 도지사에서 국민의힘 김진태 지사로 교체된 강원도는 산하 출자·출연기관과 공기업 등 27곳 중 개발공사 사장만 지난달 사퇴했다. 민주당 송철호 시장에서 국민의힘 김두겸 시장으로 바뀐 울산시 역시 일부 기관장이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말해,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울산은 13개 산하 기관장 중 9명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
반면 단체장 당적이 바뀌자 스스로 사퇴하겠다고 나선 기관장도 있다.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면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 임기가 1년여가 남았다. 김 원장은 "새 도지사 취임에 발맞춰 새 원장이 일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나름대로 질서 있는 퇴진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 원장은 전임 원희룡 지사가 임명했다. 지난 1일 취임한 오영훈 제주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단체장과 공공기관장 임기 맞춰야"
지난 22일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대구시가 발의한 정무직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단체장 임기와 일치시키는 특별조례안을 제정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던 불필요한 (공공기관장 등 산하 기관의) 인사 갈등 해소가 조례 제정의 목적이다.
대구·대전=김윤호·신진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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