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인사검증 하라'는 처럼회..한동훈 "뜬금없다"
野 "법무부 인사 위탁 법적 근거 없다"
최강욱·김남국 등 처럼회가 공세 주도
한동훈 철통 방어..최강욱과 기싸움도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충돌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법무부 내 인사정보관리단 설치가 위법이며, 한 장관 등 검찰 출신에게 권한이 집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가 인사검증을 하는 것은 왜 안 되느냐"며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도 나왔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첫 번째 쟁점은 인사 검증 업무의 위임 또는 위탁이 법률상 가능한지 여부였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정부조직법상 법무부의 직무가 아님에도 인사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해석하게 되면 행정 각부를 설치한 의미가 없어진다"며 "행정조직법정주의에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과 법제처는 '법령에 따라 소관사무 일부를 다른 행정기관에 위탁 또는 위임할 수 있다'는 정부조직법 6조를 들어 가능하다고 맞섰다. 옛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인사혁신처 업무를 위임받아 인사검증을 진행해왔으며, 윤석열 정부 들어 민정수석실이 폐지됨에 따라 법무부가 그 기능의 일부를 가져왔다는 게 요지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김창범 법제처 차장은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관련 법령 3건을 심사했는데 실제로 문제가 없다고 해서 처장 결제를 받고 절차를 진행했다"며 "정부조직에 있어서 부처 간 업무가 중복되지 않게 설정돼 있고, 일부 다른 행정기관에 맡길 필요가 있는 경우에 대비해 정부조직법 6조 규정이 있다. 이런 부분을 검토했다"고 답했다.
보다 핵심적인 쟁점은 '왜 하필 법무부에 인사검증 위탁을 맡기느냐'였다. 김남국 의원은 "(업무 위탁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라면 국방부에도 위탁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김승원 의원도 "행정안전부나 인사혁신처 또는 대통령비서실 업무가 법무부로 위탁될 이유가 없다"며 "왜 법무부가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 장관은 "법적으로 가능한 것과 행정은 (다르다)"며 "누가 국방부에 (인사 검증을) 위탁하느냐. 법무부는 유관 성격이 있으니 합리성을 갖는다. 뜬금없이 갑자기 국방부에 위탁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답했다.
나아가 "민정수석실이 폐지되면서 (인사업무가) 없어진 면이 있다. 그것을 바꾸는 김에 더 객관적이고 투명한 길을 찾는 과정에서 법무부가 사실확인과 법적 쟁점을 확인하는데 특장점이 있다"며 "밀실에서 이뤄지던 업무를 통상 업무 차원에서 법무부를 선택한 것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처럼회 대표격인 최강욱 의원은 "국방부는 말도 안 된다고 하는데 왜 안 되느냐"며 "검사가 주도하는 나라가 되니 타 조직에 소속된 사람을 폄하하는 증세가 있다. 경찰을 폄하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국방부도 폄하한다. 국방부에는 법원도 있고 검찰, 경찰 기능을 하는 곳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비서실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좌하는 중앙행정기관이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기 위해 (인사검증 업무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반박은 국민의힘 측에서 나왔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의원은 "법무부에 위탁을 하는 것이 (실무상)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라질 수 있지만 왜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통령비서실은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며, 중앙행정기관이 아닌 곳에서 하던 업무를 중앙행정기관 업무로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것에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도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도 "1차 검증이라고 해도 전문성이 있는 작업이다. (위탁 규정이) 아무나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며 "이 건과 관련해 범죄 경력, 재산 형성 과정, 납세 여부, 법률 위반 여부 포함한 다양한 법적 쟁점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법무부 위탁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인사혁신처가 냈다"고 갈음했다.
한 장관과 최 의원 사이 질의답변 과정에서 신경전도 벌어졌다. 최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인서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토론을 해서 (인사검증) 지침을 만들어서 업데이트를 했는지 아느냐.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도 없었던 것 같다? 제대로 확인이나 하고 말을 하라.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라고 쏘아붙였고, 약 10초간 화면이 정지된 듯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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