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대안우파와 싸우는 이준석

오병상 2022. 7. 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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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저녁 경북 포항 송도해변 한 통닭식당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지자나 포항시민과 치킨을 나눠 먹으며 대화하는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2022.7.24 연합뉴스

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사람들이 내부총질러’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습니다.
대법원은 이날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원이 ‘2020년 4ㆍ15총선이 부정선거’라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이준석은 이 판결을 링크하면서 ‘부정선거 의혹으로 지난 2년간 보수진영에 미친 해악이 종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 이준석과 윤핵관의 갈등을 설명하는 주요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키워드는 ‘대안 우파(Alternative Right)’입니다. 지금까지 우파를 대체하는 우파, 즉 극우성향 정치집단을 말합니다.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표적입니다. 선거부정이라며 투표결과에 승복하지 않습니다.

3. 민경욱의 행보는 이와 비슷합니다.
민경욱은 2020년 4월 15일 총선에서 인천연수을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정일영 후보에게 졌습니다. 선거부정을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해커가 선거관리 프로그램을 조작했답니다. 중국 공산주의 음모론입니다.
그로부터 7개월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패배하자 선거부정을 주장했습니다. 민경욱은 ‘중국이 미국선거에도 개입했다’며 미국으로 날아가 트럼프 지지시위에 동참합니다.
28일 대법원의 기각판결이 나오자 민경욱 지지자들은 ‘대법원 폭파’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 의사당 점거사태를 연상케 합니다.

4. 민경욱과 행보를 같이해온 대표적 인물이 강용석 변호사입니다.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버인 강용석은 민경욱과 함께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관련 소송을 같이 진행해 왔습니다. 우연히도 강용석은 이준석의 성상납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입니다. 2013년에 일어났던 접대의혹이 9년 만에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이준석을 쫓아냈습니다.

5. 그런데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의 텔레그램 메시지에 등장한 ‘강기훈’이란 인물이 ‘대안 우파’입니다.
26일 취재카메라에 찍힌 권성동의 텔레그램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였으며, 강기훈은 대통령실에 근무중인 행정관입니다. 강기훈은 ‘자유의새벽당’이란 극우정당의 창당주역입니다. 새벽당의 구호는 ‘Korea First’와 ‘Make South Korea Great Again’입니다. 트럼프의 ‘America First’와 ‘Make America Great Again’과 맞아떨어집니다. 미국 중심 세계질서, 반공과 한미동맹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선 '우한폐렴(코로나)' 손해배상을 요구합니다.

6. 이준석은 ‘부정선거를 주장한 사람(민경욱)’과 ‘돈벌이에 미쳐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총질했던 유튜버(강용석)’를 내부총질러로 지목했습니다.
이어 ‘이런 것 하나 정리하지 못하고 2년을 끌어온 게 보수진영의 역량’‘유튜브 중심으로 만든 우물 안 작은 세계 속에서 국가대소사를 논했으니 연전연패했던 것’‘연전연패의 과거로 돌아가지 말자’고 했습니다.

7. 이준석은 극우와의 결별을 주장하는 셈입니다.
보수내부 분열을 초래하는 극우, 이를 정리하지 못하는 무능, 유튜브에 휘둘리는 리더십 등등. 이준석은 스스로의 무죄를 주장하는 동시에 보수정치의 가치정립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내부총질인가요?
〈칼럼니스트〉
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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