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기술적 침체' 진입..1분기 이어 2분기도 0.9% 역성장
2분기 미국 경제가 1분기에 이어 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가 2개 분기 역성장하며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서게 됐다. 다만 백악관과 미국 경제 수장들은 “GDP가 2분기 역성장했다고 침체는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2분기 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로 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인베스팅닷컴이 제시한 전문가 예상치 0.4%를 밑도는 수치다. 미국의 1분기 GDP 역시 전분기 대비 1.6%(연율) 감소하며 충격을 줬다.
2분기에도 미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민간 기업들의 재고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재고 투자 감소는 2분기 GDP를 2%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정부 지출도 1.9% 감소했다. 다만,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개인 소비는 2분기에도 1.0% 증가했다.
경기침체는 일반적으로 2개 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의 경기 침체를 공식 선언하는 곳은 전미경제연구소(NBER)다. NBER는 GDP뿐만 아니라 노동지표, 소비지출, 산업생산 등 8가지 주요 경제지표를 종합해 평가한다. GDP 수치가 일시적으로 나빠도 소비나 노동지표 등이 견실하다면 공식적인 경기침체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의 두 경제 수장은 경기침체를 부인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매우 강한데 경기침체에 진입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지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데이터에 의문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50년 사이 최저 수준인 실업률(3.6%)과 상반기 270만 명의 신규 고용을 반박 근거로 들었다. 실업률이 낮고 고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면 경기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역시 지난 25일(현지시간) “NBER가 지금을 침체로 규정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우리는 탄탄한 노동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기술적 경기침체가 나타난 만큼 시장에서는 'R의 공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된다면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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