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전문가가 말하는 '과학방역'..거리두기 재도입 가능성은?

김영원 2022. 7. 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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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임에도 방역당국은 '자율 방역'만을 강조하면서 '과학 방역'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접종을 완료하고도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돌파감염과 재감염 사례가 늘자 대상자가 확대된 4차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질병관리청은 28일 김남중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함께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한 국민의 질문에 답하는 자리를 가졌다.

정부가 말하는 '과학 방역'이란 무엇을 의미하나.

(김남중)과학적 방역이란 현 상황에서 가질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집합해 최대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방역 목표는 중환자 수와 사망자 수의 최소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에서 변이의 특성을 알고, 백신·치료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모두 고려해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이 과학 방역대책이라고 본다.

다만 과학 방역대책이라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BA.5라는 변이가 나타났을 때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변이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하는데, 항상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방역정책은 결정을 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불확실성 관리의 극대판이고, 자료가 모자라다고 해서 결정을 미룰 수는 없고 최대한 가지고 있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학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자율 방역'도 과학 방역이라고 볼 수 있나.

(정재훈) 지금까지의 방역정책은 지난 2년 반 동안의 경험과 희생의 산물이다. 지난 3월에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방역정책에 있어서의 패러다임 전환이 있었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까지는 확산을 억제하면서 전체적인 감염자의 규모를 줄이려는 정책을 폈다면 오미크론 이후부터는 확산을 저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후로 방역은 확산을 어느 정도 용인하더라도 피해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적용해 왔다.

광범위하고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지고 올 수 있는 효과도 있지만 굉장히 큰 사회·경제적인 피해가 있는 상황이다. 그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해서 향후에 정책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게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피해가 적은 방법이라는 여러 가지의 과학적인 합의나 동의가 있습니다.그리고 국가의 책임 같은 경우에는 국가의 책임은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것만이 아니다. 의료대응 역량, 방역대응 역량을 미리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다.

특히 재유행에 앞서 4차 접종 독려, 경구용 치료제 확보, 병상 탄력적 운영 등의 준비가 이미 오미크론 대유행이 끝나는 시점부터 어느 정도는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 '자율적'인 의미이기도 하지만, 나머지의 방역과 의료대응 역량에 있어서는 국가의 책임은 어느 정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리두기를 재도입할 가능성이 있나.

(정재훈)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시간과 시기, 변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델타 변이 유행기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면 유행을 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해도 유행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정점을 지연시키는 데 한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 정도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심각한 손실, 아이들의 학력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이제부터 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비용보다 효과가 줄어드는 시점이다. 확산을 억제하는 수단은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도 마스크 착용, 감염자의 격리 의무 등도 있다.

(김남중) 강력한 거리두기는 예를 들어 모임 금지, 식당 영업 제한, 대면교육 차단 등이다.현재 방역정책의 목적은 중환자와 사망자 수의 최소화다. 이들은 고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 가장 영향을 받는 그룹은 고령층이 아닌 젊은 연령층이다.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손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가능성이 낮겠지만 델타 변이 혹은 그 이상의 중증도를 가진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고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 중환자·사망자 수 최소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도입할 여지도 있다. 이처럼 상황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의견을 내고 있다.

4차 접종 등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정재훈)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접종 횟수가 많은 백신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동일한, 매우 엄격한 기준에 따라 이상반응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보면 4회 접종했을 때 1~3회 접종보다 이상반응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 백신의 이상반응은 고연령층보다 연령이 어릴수록 심근염 등 여러 이상반응 빈도가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 (4차) 접종 권고 대상, 특히 50세 이상 같은 경우에는 여러 이상반응의 빈도가 낮다. 50세 이상은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때문에 접종의 이익과 안전성에 대한 측면을 봤을 때 접종을 권고할 수 있다. 현재 4차 접종 이후 전체 이상반응 신고율이 접종 중의 0.06%이고, 이는 기초접종과 3차 접종 대비 낮은 수치다.

개량 백신이 곧 도입된다는데 지금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나.

(김남중) 물론 BA.4나 BA.5에 대한 개량 백신이 나온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BA.4나 BA.5에 대한 개량 백신을 지금 사용 중인 나라는 없다. 10월 정도에 개발이 완료되고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아직 기다려봐야 한다. 현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량 백신을 기다릴 수 없다. 지금 사용 중인 백신도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서 중증화·치명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개량 백신을 기다리고 백신접종을 하지 않는다'는 것보다는 '접종 대상자들에게 4차 접종을 한다'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해외의 유행 상황은 어떤가.

(정재훈) 오미크론 대유행 때까지만 해도 한국과 다른 나라의 시차가 한 달 이상이었다.하지만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상회복이 이뤄지고 있고, 특히 국제 간의 교류가 재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전 세계적인 유행 추이와 우리나라의 유행 추이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1~2주 정도 시차가 있고, 주요 선진국들의 유행 상황을 보면 이미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는 국가가 일부 있다. 우리나라도 향후 1~2주 정도 이내에 유행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해 주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BA.2.75가 우려가 되는 부분이었기 떄문에 확산 정도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지만, BA.2.75의 확산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빠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BA.2.75가 이번 유행의 크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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