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부산모터쇼, 흥행은 '성공', 규모는 '과제'
[박장식 기자]
▲ 지난 2022 부산국제모터쇼의 풍경. |
ⓒ 박장식 |
규모는 줄었지만 자동차 박람회의 '회복'을 알린 행사였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지난 24일 열흘 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국내, 특히 지역 자동차 업체와 해외 자동차 브랜드의 대거 불참으로 '모터쇼의 위기'라는 말도 여럿 나오곤 했지만, 매일 수만 명의 방문객들이 행사장을 찾고, 체험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꾼 행사였다.
특히 현장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세단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6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부울경 지역에서 하반기부터 시외버스로 운행을 시작할 수소 대형 고급버스 모델 역시 모터쇼 현장에서 최초 공개되는 등 모터쇼의 본연 역시 살렸다는 평가를 할 만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규모다. 이번 모터쇼에는 현대·기아자동차와 BMW·MINI, 롤스로이스 등 소수의 자동차 메이커만이 참여했다. 지역·국산 업체는 물론 해외 브랜드의 잇단 불참 역시 빈 자리가 컸다. 벡스코 제1·제2 전시장을 꽉 채웠던 예년 행사에 비해 너무 작아 아쉬운 규모가 향후 회복 과제로 남은 셈이다.
'최초 공개' 친환경차... 다양한 체험 행사도 볼거리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 즉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차량은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세단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6. 모터쇼 기간 가장 많은 참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던 아이오닉 6는 전기차로 변모해 나가는 국내 자동차 행사 현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 행사 기간 내내 주목을 받았던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전기 세단 모델인 아이오닉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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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차량은 건재를 과시했다. 기아자동차는 소형 SUV인 셀토스의 리뉴얼 모델인 '더 뉴 셀토스'를 최초 공개하면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경제성, 경험 등을 이유로 소형 SUV 차량의 가치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수요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셉트 카 전시는 활발했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출시가 예정된 준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 7'의 콘셉트 카를 공개하는 한편, 기아자동차 역시 대형 전기차인 'EV9'의 콘셉트 카를 공개하는 등 향후 출시 차량을 더욱 일찍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자리잡았다.
체험 행사는 예년 모터쇼보다 더욱 나은 면이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맞춘 행사와 새로운 차량인 아이오닉 6의 브랜드에 맞춘 체험 행사 등 새로운 경험을 안겼다. 기아자동차는 '노티드 도넛' 등과의 콜라보레이션 등 체험 행사를 꾸렸다.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확인했던 종합 모빌리티 쇼로의 전환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모터쇼 기간 동안 초소형 전기차의 체험시승 행사가 이어졌다. SK텔레콤이 마련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VR로 체험하는 행사를 통해선 이동의 새로운 방식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완성차 메이커 참가 6개에 불과... 아쉬웠던 규모
아쉬운 점은 규모였다. 매년 양손에 꼽기 어려웠을 정도로 많은 자동차 업체가 찾았던 예년의 모터쇼에 비해, 부산국제모터쇼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제네시스 등의 국내 자동차 메이커와 BMW·MINI, 그리고 롤스로이스까지 해외 자동차 메이커를 합치면 6개의 완성차 업체가 참여했다.
▲ 2022 부산모터쇼의 현대자동차 전시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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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탓에 모터쇼 현장에는 빈 공간이 적잖게 보였다. 특히 이러한 공간이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시 공간과 붙어 있어, 당초 자동차 메이커가 선점할 것을 예상해 마련해 두었던 널찍한 자리가 체험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바뀌거나, 다른 올드 카 등을 전시하는 자리로 바뀌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체험 행사, 퍼스널 모빌리티쇼 등 부대행사를 제외한다면 전시 규모가 제1전시장만으로 한정된 탓에 하루 종일 모터쇼 관람을 기대해 전시관을 찾았다가 금방 돌아가는 관람객도 적잖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오래간만에 부산에서 모터쇼가 열려 기대했는데 전시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 당황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업들이 완성차 전시를 주저하게 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적잖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모터쇼 개최가 줄고, 대신 유튜브나 자체 공개 행사 등을 통해 새로운 차량을 공개하는 사례가 늘었다. 그런 탓에 올해 행사에서 국내외 메이커의 외면이 부각되면서 '모터쇼의 위기'라는 말까지 심심찮게 나오곤 했다.
"4년 전의 80% 관람객 찾아... 외부 환경 고려하면 선방"
하지만 시민들의 '자동차 종합 박람회'에 대한 수요와 기대는 여전했음을 이번 모터쇼가 보여줬다. 행사 첫 일요일인 16일에는 참관객이 무려 10만 명에 육박해, 모터쇼 현장에 입장하는 데에만 1시간이 걸리는 장사진을 이뤘다.
▲ 도넛 브랜드인 '노티드 도넛'과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한 기아자동차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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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참관 업체들의 도움 역시 눈에 띄었다. 완성차, 전기차 등의 시승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부대 행사는 예년 행사에 못지 않았고, 다른 곳에서 쉽게 하기 어려운 콘셉트 전시, 그리고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자동차에 관심이 없더라도 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부산국제모터쇼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런 흥행에 대해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고, 행사장을 찾은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제에 맞게 체험행사 등을 꾸리니 관람객들이 많이 와주신 것 같다."면서, "외부 환경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참가 브랜드가 많지 않지만 친환경차 위주로 전시들이 많이 되었고, 축제들을 구성해서 규모적인 측면에서는 줄었지만 내실을 다졌다."라면서, "참가하신 브랜드들이 주제에 부합하는 쪽으로 많이 도움을 주신 데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자동차 업체들도 스스로 프리미어 행사를 가지면서도 모터쇼 행사를 갖는 것에 우려도 있었던 만큼 변화 역시 필요하다."면서, "부산연구원을 통해 부산모터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그 결과가 나오면 관련 기관, 전문가들과 함께 차기 행사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 지 토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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