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관에 오석준 제청..尹과 각별한 서울대 법대 후배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임명할 대법관 후보가 오석준 (60·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법원장으로 압축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윤 정부 첫 대법관으로 법원 내에서 윤 대통령과 친분이 가장 두터운 인물로 꼽히는 오 법원장을 임명해달라고 제청하면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형(57·18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추천 3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 가운데 오 법원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오 법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마땅히 돼야 할 사람이 많이 있는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제가 된 것 같아 송구스럽다”며 “향후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부끄럽지 않게 임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오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를 요청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표결한다.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윤 대통령은 오 후보자를 새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하게 된다. 김재형 대법관 퇴임일이 9월 5일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인사청문회는 8월 중 열릴 전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통상 1개월 정도 걸린다.
‘윤석열 오랜 친구’…법조계 “뛰어난 소통능력”
경기 파주 출신으로 광성고를 나온 오 원장은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2차례나 맡을 정도로 언론 및 대국민 소통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소탈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적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79학번 선배인 윤 대통령과는 대학 시절부터 사법고시를 함께 준비하고 각각 사법시험 합격한 뒤 판사·검사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술자리를 이어오는 등 각별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 원장은 대법관에 임명되면, 내년 9월 퇴임하는 김 대법원장 후임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행정법원 재판장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 유효투표수의 2% 이상을 얻지 못한 정당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한 정당법 조항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바 있다. 이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라짐으로써 정당 설립의 자유 보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 등을 지낸 인물의 친일 재산 환수가 적법하다고 인정하거나, 장애인의 사회복지서비스 신청에 대해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거부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도 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 파기환송심을 맡아 징역 20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에 대한 감수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덕목은 물론,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과 시대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 탁월한 실무능력과 법률 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오 법원장과 이균용(60·16기) 대전고등법원장, 오영준(53·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 대법관 인선은 정권 교체 이후 처음으로 윤석열 정부 대법원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평가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 대법관 14명 가운데 13명을 임명할 수 있다. 헌법재판관 9명 모두 윤 대통령 임기 내에 교체된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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