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40줄 포장" 전화 후, 돈 안내고 잠수..알고보니 7년째 도용한 번호로 '노쇼'

경찰, 상습 '노쇼' 남성 추적 중
번호 도용 피해자 "중국집, 꽃집, 가구점 등 다양하게 연락와"

한 남성이 서울의 김밥집 등에서 상습적으로 '노쇼(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일)' 행위를 벌이고 있어 경찰이 추적 중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우석 기자] 서울의 김밥집, 카페 등을 돌아다니며 상습적으로 '노쇼(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일)' 행위를 벌이고 있

는 남성을 경찰이 추적 중이다.

28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22일 강동구의 한 김밥집에서 남성 A씨가 김밥 40줄을 포장 주문했지만 음식을 찾으러 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김밥 40줄을 예약하고 "음식값은 나중에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음식값도 지불하지 않았다. 김밥집 주인 B씨는 A씨가 남긴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이 역시 A씨가 도용한 번호였다.

B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주문이) 40개가 들어오니까 너무 반가워서 신나게 했었다"며 "(노쇼를 당한 뒤에는) 다리에 힘이 쭉 빠져 그냥 한참 앉아 있었다"고 토로했다.

B씨는 만들어 놓은 김밥을 모두 폐기하고 하루 치 벌이를 손해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KBS에 따르면 A씨가 도용한 번호의 주인은 7년 넘게 번호 도용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 도용 피해자 C씨는 "이런 연락이 한 두번이 아니"라며 "중국집도 연락 왔었고, 카페나 꽃집, 가구점, 옷 가게 다양하게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실제 인근 카페와 중국집은 A씨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각각 10인분 이상의 음료와 음식을 주문 받았지만 역시 나타나지 않아 돈을 받지 못했다. 중국집 사장 D씨는 "(남자가) 키가 컸고, 직원들 오랜만에 한 번 먹인다면서 (음식을) 10그릇 넘게 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주로 서울 강동구 지역을 돌아다니며 허위 주문을 한 것으로 보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강우석 기자 beedoll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