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가 다했다..하반기는 IT 수요 부진 '불투명'(종합2)

박선미 2022. 7. 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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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공급망, 인플레이션 등 대형 악재 속 선방
일등공신은 반도체..폰·가전 부진 상쇄
하반기 전망은 우울..메모리반도체 업황 역성장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차민영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로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 부문이 발목을 잡았지만 반도체 사업의 견조한 성적이 이를 상쇄한 것이다.

상반기 역대 최대 호실적에도 삼성전자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회사의 주력 부문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부터 역성장할 수 있다는 잿빛 전망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얼마나 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성적표가 달려 있다는 평가다.

◆경기 영향 바로미터…스마트폰·가전 등 세트부문 부진=2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확정치)에 따르면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MX(모바일 경험)·네트워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 사업부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1분기 보다 좋은 성과를 낸 곳은 반도체가 유일하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X·네트워크 부문의 충격이 컸다. 2분기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비용 증가에 전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미국발 금리인상 이슈로 비용은 늘고 소비자 구매는 위축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200만대"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증권가 추정치 6000만대와 흡사한 수준이다. 통상 2분기는 신제품 부재로 비수기인 데다, 글로벌 업황 부진까지 맞물린 영향이다. 네트워크 부문은 해외 5G 시장 초기 개화에 힘입어 그나마 사정이 낫다.

VD·가전 부문은 2분기 매출액이 14조8300억원으로 1분기 보다 6400억원 감소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1분기 800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다. 생활가전에서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재료비와 물류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대형 패널이 QD 디스플레이 초기 비용과 LCD 판가 하락 여파로 성적이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세트부문 실적이 1분기 보다 뒤쳐진 것에 대해 "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부정적 환 영향 등 거시경제 이슈가 겹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는 전 영역에서 매출,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전체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했다. 메모리는 ▲선제적 시장 예측을 통한 견조한 서버 수요 적극 대응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한 판가 유지 ▲달러 강세 등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시스템반도체는 ▲대량판매 SoC(시스템온칩)와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판매 확대 ▲글로벌 고객사 공급 확대를 통한 파운드리 첨단 공정 수율 정상궤도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61% 증가했다. 또 6월 말 세계 최초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2억 화소 이미지센서 공급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성과도 냈다.

◆하반기 반도체 ‘불확실성의 연속’=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는 서버 수요가 지속되더라도 거시경제 영향에 따른 모바일·PC 수요 약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가 6230억8700만달러로 올해에 비해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만 삼성전자 반도체(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메모리 시장 대응 전략으로 주요 고객사의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 수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면서 고부가가치·고용량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시스템LSI 부문에서 대량판매 SoC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GAA 2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신규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통해 시장 대비 초과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바일부문에서는 시장, 국제 정세 불안정 및 경기 하락 리스크로 인해 성수기가 맞물려 있는 하반기에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위기극복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기반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 제공 통해 폴더블폰에서 갤럭시 노트 이상 판매를 창출해 본격적으로 대중화할 방침이다. 또 웨어러블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갤럭시 생태계를 확대하고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도 강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소비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는 TV와 생활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TV는 네오 Q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해 성수기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B2B·온라인 채널 강화와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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