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파문' 뒤 출근길 문답 생략..尹대통령의 선택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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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간 출근길 문답을 진행하지 않았다.
야당의 비판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잠정 중단 발표 하루 만인 12일 다시 출근길 문답을 재개하기는 했지만, 불리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문답을 피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소통 행보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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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일정 이유로 출근길 문답 안 해
전문가 "소통 행보 진정성 의문 생겨"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간 출근길 문답을 진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불리한 질문을 피하는 선택적 소통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문자가 공개된 다음 날인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지 않고 곧바로 경기도 성남으로 이동해 4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외부 일정이 잡힌 탓에 출근길 문답이 자연스럽게 생략된 것이지만, 일정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에 돌아왔을 때도 윤 대통령은 취재진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28일에도 출근길 문답을 건너뛰었다.
문자 논란과 관련해선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서 유감'이라고 했을 뿐, 문자의 내용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다. 최 수석은 브리핑을 열고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 대행께서 입장을 밝히고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추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번 문자 파문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직접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제가 아는 한, 당무는 당 지도부에서 알아서 잘 꾸려나갈 일이고 윤 대통령이 일일이 지침을 주거나 하는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자신이나 대통령실을 둘러싼 부정적인 이슈가 있을 때 출근길 문답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전 정권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 봤냐"는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6, 7일 이틀 연속 출근길 문답을 생략했다. 이때도 이틀 모두 지방 일정이 있었지만, 김건희 여사의 '비선 보좌' 논란이 불거진 시기와 맞물려 민감한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피한다는 인상을 줬다.
지난 11일 대통령실이 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비슷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사흘 전이던 8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 평가)이 처음 30%대로 하락한 결과가 발표돼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재유행을 핑계로 한 대국민 소통중단"이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야당의 비판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잠정 중단 발표 하루 만인 12일 다시 출근길 문답을 재개하기는 했지만, 불리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문답을 피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소통 행보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출근길 문답은 소통을 목적으로 윤 대통령이 만든 제도"라며 "때에 따라서 질문을 안 받고 피한다면 대통령이 강조하는 소통 행보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고, 더 큰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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