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삼성전자는 '6만전자?'.."매수하라" VS "기다려라"
내년까지 코스피 내 이익 비중 작아져..이익 연결까지 시간 '관망'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향한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52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 수혜에 따라 연말로 갈수록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지금을 ‘매수 시기(타이밍)’로 보는 투자 의견이 있다. 반면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돼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더라도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포트폴리오에 담을 필요가 없어 관망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순이익 비중이 작아지는 만큼 내년 하반기까지 국내 지수는 삼성전자가 이끄는 장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6만전자’를 다지는 시간이 제법 소요될 것으로 보여 개인투자자들의 기회비용을 아끼는 차원에서 다른 종목 투자가 훨씬 낫다는 의미다.
2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6만23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 시작 후 6만26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상승 폭을 반납 후 1% 미만의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 1월에 기록했던 장중 사상 최고가(9만6800원)와 비교하면 턱 없이 모자라지만, 지난 4일 장중 52주 신저가(5만5700원)와 비교하면 ‘6만전자’를 잘 지켜내는 모습이다.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저점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까지 하락한 이후 반등을 시작했지만, 포인트는 ‘6만전자’에 머무르는 기간이다.
KB증권은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 저점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가 내년 상반기 고점이 예상돼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반도체 업체의 6개월 주가 선행성을 고려한 투자를 시작 ▲2023년 글로벌 D램 3사의 생산 출하 증가율이 평균 15% 수준으로 추정돼 제한적인 공급 증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 축소가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에서다. 더불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의 중장기 수혜도 주가 저점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은 상원을 통과하고, 하원에서 가결되면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될 때까지 약 2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미국 내 투자를 늘릴 예정으로 우선 하반기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신규 공장 착공을 시작할 전망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텍사스주에 향후 20년 동안 2000억달러 규모 투자에 따른 세제혜택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에 의한 생산기지 현지화로 고객기반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혜가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분기 평균 10% 수준의 D램, 낸드 가격 하락 전망에 따른 실적둔화에도 불구,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저점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특성상 아직은 관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린 후 이익이 증가할 때 외국인 수급이 붙으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스피 내 삼성전자 이익 비중이 25%를 넘어가는 구간에서만 삼성전자 중심의 지수장이 형성되는 특성에 따른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 예상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43조원으로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다. 내년은 42조원으로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투자가 이익으로 회수되는 비율이 높은 기업이지만, 이번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돼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더라도 이익으로 연결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비중을 줄인 것은 반도체 이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내년 이익 컨센서스가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급하게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채울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현재 코스피 이익은 하향 조정중이기 때문에 종목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부장은 "추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과 4분기마다 반복되는 어닝쇼크를 고려하면 2022년 실제 코스피 순이익은 160조원대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지수는 좁은 박스권 내 횡보가 예상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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