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 공격했던 울산의 사고견, 결국 안락사 될 듯

지난 11일 울산서 목줄 풀린 개, 아파트 마당서 학생 쫓아가 물어 크게 다치게 해
'형사소송법'과 별개로 '동물보호법'상 안락사 가능
동물보호단체 "개 한 마리 죽인다고 개 물림 사고 문제 해결 안 돼" 주장

경찰 ⓒ데일리안 DB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살 아이를 공격해 다치게 한 개가 안락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견의 '공격 위험성 입증이 부족하다'며 안락사 절차를 중단시킨 검찰은 최근 동물보호법상 안락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주경찰서는 사고견이 인명 사고를 낼 우려가 크다고 보고 압수물 폐기(안락사) 절차를 밟았지만,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위험 발생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부결하면서 관련 절차가 일시 중단됐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검찰은 "사고견 처리와 관련해 지난 15일 울주경찰서의 폐기 건의에 대해 법적 요건인 '보관의 위험성'을 인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해 그 보완을 지휘했다"며 "하지만 형사소송법상 폐기가 아니더라도 동물보호법 제22조에 따른 안락사도 가능하므로 울주경찰서에 위 보완 지휘와 별개로 동물보호법상 절차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 22조는 '동물의 인도적인 처리' 절차를 규정하는 조항이다. 하위 규정인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에 따르면 사람·동물을 공격하는 등 교정이 안 되는 행동 장애로 인해 분양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안락사 처분을 할 수 있다.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압수물 폐기'가 아닌 동물보호법상 '인도적 처리' 절차에 따라 안락사 처분을 하라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개는 지난 11일 낮 1시20분쯤 울산시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다가 하교하던 A군(8)을 쫓아가 목과 팔 등을 물어 크게 다치게 했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아이를 구조한 택배기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끔찍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개가 (아이를) 물어뜯는 게 아니고 진짜 잡아먹고 있던 상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재 사고견은 매우 온순한 상태로 전해졌다. 사고견을 임시 보호중인 유기 동물 보호소 관계자는 최근 "사람을 공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온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개 한 마리를 죽인다고 개 물림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안락사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