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집에서 車 업데이트.."1.6조원 창출" 규제 50개 푼다

임성빈 2022. 7. 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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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자동차 정비소가 아닌 어디서든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는 안전성 기준을 마련해 사용을 확대한다. 개인 신용카드만 가능했던 모바일 카드 발급을 법인카드도 허용한다.


“민간이 규제 철폐 주도…규제 줄이면 감세 효과 날 것”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풀겠다’고 선언한 정부가 50개의 경제 분야 규제 개선안을 쏟아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구체적인 경제 규제 완화 방안이다. 앞으로 규제 철폐 과정에서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의사결정 주체가 되도록 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공동팀장인 김종석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정부는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신산업, 금융, 보건‧의료 분야 등의 규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개선안이 1조6000억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3200억원을 투자하는 조선소 스마트야드의 자동 용접 로봇 안전 규제 완화, LG화학이 3분기 3000억원을 들여 착공하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시설의 산업단지 입주 지원, 롯데케미칼이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는 생분해(썩는) 플라스틱 사업 분야 사용 기반 마련 등이 개혁 과제에 포함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규제로 인해 기업의 투자가 중단‧지연되고 있는 ‘기업 현장 투자 대기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단기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규제부터 풀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유도하는 방향이다. 대표적으로 배달 로봇의 인도(人道) 주행을 허용한다. 자율주행 로봇이 안전 인증을 통과하면 별도의 실증 특례 없이도 사람과 함께 통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정비 사업장에서만 허용된 자동차 무선 업데이트는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차량 업데이트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켜 소비자 편익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동식 전기자동차 충전기에 대한 안전성 인증 기준도 새로 마련한다. 현재는 고정식 충전기에만 안전 기준이 있어 이동식 충전기는 인증을 받을 수 없었다.

또 학교‧아파트‧공장 등 건물 옥상에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력시스템 설치하는 것도 허용한다. 지금은 태양광 발전시설만 옥상 설치가 가능하고, 풍력 발전시설은 규정이 없어 설치할 수 없다.

금융 분야에선 안심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의 요건을 완화한다. 청소‧이사‧인테리어 등 용역 거래 플랫폼에서 안심결제를 지원하려면 ‘결제대금예치업’의 최소 자본금 요건(분기별 거래액 30억원 이하 시 3억원, 30억원 초과 시 5억원)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하향 조정한다.

실물카드 없이 모바일로만 발급하는 모바일 단독 카드의 발급 대상은 법인개별카드(임직원 중 지정된 사람만 사용하는 카드)로 확대한다. 현재는 개인카드만 모바일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의료 분야에선 이동형 X선 장치의 병원 외 사용을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한다. 현재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은 이동 검진 차량이나 도서벽지 등에서만 쓸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재난‧응급상황에서 의료 대응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관련 기업의 연 780억원 수준 매출 발생도 기대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로 규제혁신 TF 공동팀장을 맡은 김종석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날 “그동안 규제 개혁 추진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점은 ‘민간이 건의하고, 규제권자가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시혜적 규제 개혁이었기 때문”이라며 “간단한 한 줄짜리 규제라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돈과 시간, 노력이 들어가는 사실상의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규제 혁신은 국민과 기업의 규제 준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사실상의 감세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요즘과 같은 인플레이션 아래에서는 생산 공급 유통과정에서 규제로 인한 비용 상승 요인을 해소하는 것도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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