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건강 나빠져 50억? 축구·골프는 뭔가" 곽상도 아들 대답은 [法ON]

김수민 2022. 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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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만료를 약 한 달 앞두고 보석을 신청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은 27일 보석심문 기일에서 “피를 토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대리급 사원이 퇴직금으로 ‘로또 당첨금보다 큰돈’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선 곽 전 원 아들 병채씨도 이날 법정에 재차 증인으로 섰습니다.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판에서입니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곽상도 “피를 토하고 싶다…하나은행 근처, 문턱도 안 넘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27일 곽 전 의원의 보석심문기일과 함께 뇌물 혐의 공판을 열었습니다. 지난 2월 22일 기소된 곽 전 의원은 다음 달 22일 구속 기간 만료(6개월)를 앞두고 있죠.

곽 전 의원은 이날도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어 “자료가 있어야 혐의를 씌울 수 있는데 자료를 아무리 찾아도 없다”며 항변을 쏟아냈습니다. “저는 하나은행 근처도, 문턱도 안 넘었고 전화한 적도 없다. 이 세상에 제3자들 간의 얘기만 갖고 기소하고 혐의 있다고 인정하는 검사가 어딨느냐”고 반발했죠.

대장동 개발에 뛰어든 화천대유가 2015년 2월 사업자 공모 당시 하나은행과의 컨소시엄이 무산할 위기를 겪을 때 도움을 준 대가로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한 검찰을 두고서입니다.

그러면서 “저로선 문재인 정부하고 계속 다툰 일 때문에 못이 박혀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자기가 한 일 하나도 없이 174일 구속된 제 심정은 피를 토하고 싶다”며 격정적인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檢 “아프다며 1년 5개월 후 퇴사, 조기축구‧골프는” 공방


검찰이 곽 전 의원 ‘뇌물의 통로’로 본 것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을 받은 아들 곽병채씨입니다. 검찰은 이날 곽씨의 건강 악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습니다. 천문학적 퇴직금을 받게 된 배경으로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사원 병채씨 둘 다 입을 모아 “회사 업무중 건강 악화에 따른 위로금 조였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곽씨는 “2019년 11월 18일에 회사에서 쓰러졌다”고 증언했습니다. 곧장 검찰은 “아프다고 회사 퇴직한 건 1년 5개월 후”라고 맞받았죠. 또 병채씨가 페이스북에 ‘2018년부터 건강 이상으로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취지로 적었는데 화천대유에서 산업재해 신청을 한 적은 없다는 점, 조기 축구회 활동과 2021년 여름까지 골프를 친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병채씨가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생기곤 했다”고 곽 전 의원 페이스북에 의견을 밝힌 것을 두고서입니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병채씨는 “50대~70대가 주축이 돼서 작은 골대 놓고 15분~20분 하는 그런 거에 참여한 것”이라며 “대학 때는 건강이 괜찮았는데 몸이 안 좋아지고 나서 운동해야겠다 싶어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퇴직금 등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직후 부자 간 통화 횟수가 급증했다는 점도 곽 전 의원이 증인으로 나온 재판에 이어 재차 지적됐습니다.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진 한 달에 2∼9차례 통화하는 데 그쳤으나 2021년 3월부터는 수십건에서 많게는 191건(3월 133건, 10월 191건)까지 이상하리만치 많은 통화가 오갔다는 것입니다.

병채씨는 곽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어머니 건강문제로 (자주) 통화했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앞서 곽 전 의원은 본인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아내가 아파서 간병 다니던 아들을 통해 상태를 물은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설명이네요.

실제 곽 전 의원의 부인은 투병 끝에 작년 5월 20일 별세했습니다.


곽병채 “어릴때 아버지 하도 못 봐 ‘아저씨’라 부르기도”


재판의 핵심 증인인 병채씨는 지난 기일에 이어 재차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라 검찰 공격에 대한 ‘방어’에 해당하는 변호인 반대신문까지 마무리됐습니다. 이 반대 신문 때 병채씨는 “어렸을 적에는 아버지를 하도 못 봐서 ‘아저씨’라 부르기도 했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라거나 “아버지와 이야기를 계속할수록 상처를 받으니 어느 순간부터 대화를 안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살았다”는 발언도 했죠.
곽상도 전 국회의원 아들. 뉴스1


어색한 부자 사이에 대한 설명은 퇴직금을 받은 시기, 그러니까 어머니가 편찮으셨던 시기에 아버지와 유달리 통화 횟수가 급증한 것에 대한 완곡한 해명이기도 합니다.

병채씨는 고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을 아버지에게 밝히지 않은 이유를 묻는 곽 전 의원 변호인의 질문에 “당시 어머니 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면서 “제가 그런 성과급을 받았다는 것을 얘기하면 상속 부분에 있어 제 기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있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화천대유에 입사했던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고도 했죠.

이에 곽 전 의원 측은 “아버지와 이야기해도 두 마디 이상은 안 하고, 필요한 이야기는 어머니를 통해 했고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했다가 돌아가신 뒤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묘 쓰는 문제 등 (어머니) 관련 문제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게 사실이냐”고 물었죠. 그 밖에도 곽 전 의원이 병채씨의 대학원 진학 사실을 몰랐다는 등 ‘무심한 아버지’였음을 확인하는 문답도 오갔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병채씨의 증인신문이 마무리됐고, 다음 재판에는 “곽 전 의원 아들한테 50억 지급하는 부분은 조금 문제가 있는 거 같아 사인을 안 했다”고 말한 양모 전무가 증인으로 나옵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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