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D-1'..시나리오별 투자 전략은? [증시프리즘]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오민지 기자]
<앵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하루 앞두고 시장의 관망세가 짙은 모습입니다.
국내외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박찬휘 기자>
네. 국내 증시는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컸습니다.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는 막판 반등하며 강보합권에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는 기술주 선방에 힘입어 0.73% 상승했습니다.
간밤 월마트를 비롯해 미국 주요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는데요.
장 마감 이후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양 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2천억 원 넘게 사들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달러인덱스가 107선까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10원을 넘겼습니다.
<앵커>
오 기자, 이번 FOMC 회의 결과에 대해서 월가에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오민지 기자>
월가의 유력 전망은 75bp 인상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 전문가 75%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75bp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나머지 25% 전문가들은 100bp 인상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6월의 물가지수도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FOMC도 자이언트스텝이냐 울트라스텝이냐 이 두 가지 시나리오로 추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유력한 전망은 75bp 인상이네요.
이번 FOMC 발표 이후 미국 증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오민지 기자>
지금 미국 증시의 변동성은 과거 금융 위기 상황과 유사하게 굉장히 높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국채 가격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 지수 그래프인데요.
그래프를 보시면 2008년 금융위기와 팬데믹 당시처럼 변동성이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40년만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감이 크게 작용한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FOMC 발표 이후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최근 FOMC 전후로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 추이를 정리해봤습니다.
FOMC를 전후로 5일 중 FOMC 당일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고점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틀 동안 다시 상승분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FOMC 이후에도 연준은 향후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는 인상을 시장에 계속해서 주고 있어서입니다.
특히 이번 FOMC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서 2분기 미국 GDP 성장률 발표도 예정된 기간이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죠.
<앵커>
그렇다면 시나리오 별로 국내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
<박찬휘 기자>
증권사들은 모두 75bp 인상에 뜻을 모았습니다.
키움증권은 75bp 인상 이후에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안정되면서 소위 `베어마켓`이라고 부를 수 있는 큰 반등이 나올 것이란 분석입니다.
75bp 인상이 연준의 긴축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호재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증시 뿐 아니라 환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제한되거나 안정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시장이 75bp 인상을 확실시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 폭 보다는 결과 발표 이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자이언트 스텝 이후 9월 FOMC에서 50bp 인상이 예상되는데 연준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기자회견이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75bp 인상을 확신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FOMC의 핵심은 금리 인상 폭이 아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파월 의장이 경기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더 강한 긴축을 예고한다면 증시는 추가 하락이 나올 수 있는데요.
다만 국제유가 안정 등을 이유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축소됐다고 말한다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100bp 인상될 경우에 대한 전망은 없었나요.
<박찬휘 기자>
사실상 국내외 할것없이 시장에서는 75bp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화 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을 깨고 100bp를 인상할 경우 증시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영증권은 금리가 100bp 인상될 경우 우리 증시가 직전 저점을 확인하러 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양 지수 모두 지난 4일에 연저점을 기록했는데요. 코스피 지수는 2,276포인트, 코스닥은 712포인트 였습니다.
<앵커>
그 밖에 다른 분석도 있었다고요.
<박찬휘 기자>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이미 증시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입니다.
오히려 실적 발표 시즌인 만큼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더 중요하고 말하는데요.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얼만큼 인상하던지에 관계 없이 9월에는 이보다 낮은 수준의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인상기가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을 맞이해, 더 이상 증시의 대형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지금은 긴축 속도나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침체가 갖는 증시 영향력이 더 큰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기업 실적이기 때문에 주요 기업 실적을 눈 여겨 봐야한다는 겁니다.
금리 인상 폭과 무관하게 단기 반등이 나올 것이란 주장도 있었습니다.
연준은 지금까지 금리를 2.5%p 인상했는데요.
이는 연말 예상 기준금리 수준인 3.8%과 비교했을 때 전체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7부 능선을 지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시장이 7월 FOMC 결과 발표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단기 반등이 나올 것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투자자들은 어떤 대응 전략을 세우면 좋을까요?
<박찬휘 기자>
네. 증권업계는 FOMC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단기 반등이 나올 수 있겠지만, 여전히 증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본격적인 투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지금 성장주를 매수해야 한다는 공격적인 조언도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김종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종학 기자>
올해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식은 성장주와 기술주입니다.
우량주 가운데 연초대비 테슬라는 35%, 스냅 등 기술주는 어닝쇼크에 80% 넘게 주가가 하락한 상태입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우량 성장주의 경우 금리 인상과정에서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줄었을 뿐, 기업 본래 가치를 감안하면 투자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드 웡 / AB자산운용 투자전략가 : 성장주와 대형 기술주는 지금이 진입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성상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식들은 밸류에이션이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크게 타격을 받았다고 봅니다]
미국 S&P500 지수가 지난해 3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당시 주가 수익비율(P/E)은 평균 21배에 달했는데, 두 차례의 금리인상으로 이 수치가 16배까지 줄어든 것이 현재 시장 변동성의 원인이라는 겁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오히려 미국 주식을 10년 보유할 때 평균적으로 손실 볼 확률은 6%에 불과하고, 1년 이내 보유할 땐 손실 확률이 25%로 늘어나는 만큼 단기적인 투매를 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미국 성장주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반도체 공급부족과 성장 사이클이 이어질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채권가격도 연준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들어갔기 때문에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지난달 한때 연 3.4%에 달하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미 하락을 시작해 연 2.78%,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채권시장도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1%, 우량 회사채 금리도 4% 수준으로 완만한 하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재흥 /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 오히려 상반기와 같은 물가 압력이 정체되거나 줄어든다하면 이런 현상과 경기가 둔화되는 조합이 사실 채권에 나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정책변화를 끌어낼 수 있거든요. 사실 그런 점에서 채권 자산에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 시장의 향방을 가를 남은 관건은 연준 내부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내년 이후 경기침체 가능성입니다.
전세계 투자은행(IB)들은 이미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을 연 3%(연초 4.4%), 미국과 한국은 각각 0.9%, 2.1%까지 낮췄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내년 성장률 2.4%, 미국은 1% 수준으로 완만한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고 장기 금리가 추가 하락하면서 주식과 채권 모두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오 기자, 그러면 미국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어디를 주목해야 할까요?
<오민지 기자>
월가에서는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맷집있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면서 시장 위기에도 양호한 투자 성적표를 지켰던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버크셔 헤서웨이의 이번 1분기 기준 보유 상위 종목들입니다.
이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주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을 고조시켰는데요.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이후 주가는 상승 추이입니다.
또 아시는 것처럼 코카콜라는 경기 침체에 강한 종목으로 꼽히는데요.
이번에 연간 매출 증가 전망치도 기존 7~8%에서 12~13%로 상향하면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밖에도 버핏의 보유 종목 중 배당률이 높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 크래프트 하인즈 등도 월가의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해볼만 하겠습니다.
<앵커>
종목으로는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주목해야 한다는 거네요.
그러면 앞으로의 미국 증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살펴야할 텐데요. 어떨까요?
<오민지 기자>
당장 이번 7월 FOMC 이후에는 9월에 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그전까지 물가 지표가 2번 더 발표됩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는 분명한 증거를 보기 원한다”고 언급하면서 월별 물가 지표 하락을 확인하고자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물가 지표도 중요하게 체크해야 합니다.
연준의 성향도 참고할 포인트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연준 위원들의 성향이 작년이나 내년인 23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파적입니다.
표를 보시면 가운데가 중도 인사들 양 옆으로 각각 매파, 비둘기파 성향이 나뉩니다.
위쪽에 위치한 인사들은 중도 성향이 강하고 2022년 투표권 보유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매파 성향에 치우쳐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반면 2023년 투표권이 예정된 인사들은 비둘기파성향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연준 인사들의 성향을 참고해보더라도 올해 말까지는 미국 증시 상황에 대해서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모간스탠리투자관리의 짐 카슨 글로벌채권 매크로전략 본부장은 "연준이 9월에는 좀 더 매파적으로 기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의 전개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파월 의장의 경기 인식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수위를 밝히는 기자회견 내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경제TV는 내일 새벽 3시15분부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유튜브로 통역 생중계할 예정이니 참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박찬휘, 오민지 기자였습니다.
박찬휘 기자·오민지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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