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중 "이재용 총사령관" 한덕수 "사면 건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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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박 의원은 이날 한 총리에게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에 있는데, 총사령관이 나서서 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하지만 총사령관이 상당히 윽박되어 있다"면서 "총사령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내친김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면까지 함께 건의했다.
그는 "신 회장 등 경제인들의 사면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한 총리에게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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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산업의 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27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대정부질문에 나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대뜸 '산업의 쌀'을 물었다. 한 총리가 고민 없이 "반도체"라고 답했다. 이 문답의 결론은 "재벌 총수 사면 건의"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야기였다. 박 의원은 이날 한 총리에게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에 있는데, 총사령관이 나서서 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하지만 총사령관이 상당히 윽박되어 있다"면서 "총사령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덕수 "네, 건의하겠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농단 뇌물공여, 횡령 혐의로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확정 받은 바 있다. 이 부회장 측은 당시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재판 결과를 수용했었다.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의 형기는 오는 29일 만료된다.
박 의원은 내친김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면까지 함께 건의했다. 그는 "신 회장 등 경제인들의 사면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한 총리에게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나"라고 물었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2019년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가 인정,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받았다.
한 총리는 "네,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한 총리의 '긍정 답변'은 윤 대통령의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나온 발언이라 더 관심을 모았다.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개막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가 끝나자 박수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다만 현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검찰 재직 시절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하고 공소유지를 위해 노력했던 인사들이란 점에서, 사면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윤 대통령의 경우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을 맡아 관련 수사를 이끌었고, 한동훈 법무부장관 또한 당시 이 부회장의 구속 수사를 위해 노력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재벌 총수 한 사람의 사면 결정 여부에 따라 삼성과 같은 다국적 대기업이 운명을 달리할 수 있다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면이라는 제도를 굉장히 쉽게 생각한 것"이라면서 "헌법에서도 꼭 필요한 경우 보충적으로 하라는 취지이고, 과거 독재정권 시절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을 반성하는 측면에서 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결국 특혜가 될 수밖에 없고,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변호사는 "1960년대 재벌기업이 처음 만들어질 때처럼, 총수가 판단하지 않으면 아무런 투자도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아니"라면서 "대기업들은 사업 자체를 경영 전략과 시스템에 따라 전략적으로 하고 있고, 총수 때문에 망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 말했다면 정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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