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만의 그 반도체 기술.."中 SMIC, 美 제재 뚫고 성공"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7㎚는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대만 TSMC만이 상용화했을 정도로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문턱으로 여겨진다. 특히 TSMC의 기술이 SMIC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대(對)중 반도체 제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반도체 분석업체인 테크인사이츠를 인용해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가 7㎚ 칩 생산 능력을 얻음에 따라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뚫고 반도체 기술자립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테크인사이츠는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이너바의 채굴 기기에 내장된 칩을 분석해 SMIC가 7㎚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SMIC는 최근 자체 개발한 7㎚ 공정 기반 반도체를 중국 비트코인 채굴 장비 업체 마이너바에 공급한 바 있다. 테크인사이츠는 “마이너바가 SMIC의 고객사인 만큼, 7㎚ 칩을 SMIC가 제조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본 SMIC의 제품 중 가장 기술이 앞섰다”고 전했다.
SMIC의 7㎚ 공정 성공은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소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6%로 세계 5위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 기술은 14㎚가 한계였다. 미국 제재 때문이다. 초미세공정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수다. 하지만 SMIC는 미국의 제재로 지난 2020년부터 ASML의 최신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SMIC는 지난해 말부터 초미세공정보다는 14㎚ 이상 반도체 공정 생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MIC가 7㎚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면 단숨에 삼성전자와 TSMC을 위협하는 파운드리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7㎚ 공정을 지난 2020년에 상용화했음을 돌아보면 5년 이상이던 SMIC와 두 업체의 기술 격차는 2~3년으로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눈여겨 볼 것은 SMIC의 7㎚ 제조 기술의 원류가 TSMC일 거란 주장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테크인사이츠는 “SMIC의 7㎚ 공정 반도체의 전력 소비와 초당 전송 속도 등이 TSMC의 7㎚ 공정 제품과 동일했다”고 평가했다. TSMC 출신 임원을 대거 영입해 온 SMIC의 전략이 이번 기술 개발에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SCMP는 “업계에선 TSMC 출신인 량멍숭(梁孟松) 최고경영자(CEO)의 지도하에 SMIC가 30㎚ 이상에 사용하는 심자외선(DUV) 노광 공정 만으로도 7㎚ 칩을 제조할 수 있을 거라 여겨왔다”며 “실제 량 CEO는 2020년 말 사임하면서 쓴 편지에서 2000명의 엔지니어가 7㎚ 공정 기술 개발에 투입됐고, 2021년 4월이면 시험생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제재를 피해 중국이 몰래 EUV 장비를 들여왔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량 CEO의 사임 편지를 보면 SMIC가 7㎚ 공정을 넘어 넘어 5㎚, 3㎚ 공정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라며 “5㎚·3㎚ 뿐 아니라 7㎚ 공정에도 EUV 장비가 필요하므로 중국이 EUV에 몰래 접근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중 반도체 제재에 구멍이 뚫린 거라면 미국이 제재의 고삐를 더 죌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SMIC의 7㎚ 공정 개발 성공으로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야심을 좌절시킬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아리사 리우 대만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SCMP에 “이번 소식으로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제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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