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특혜' 류철균 전 교수, 대구경북연구원장 내정 논란

김정석 2022. 7. 27. 1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7년 1월 3일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가 서울 대치동 툭검팀에 소환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불린 최순실(65·본명 최서원)씨 딸인 정유라(25)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처벌받은 류철균(56) 전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가 대구경북연구원 신임 원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출연한 정책연구기관인 대구경북연구원은 지역 산업과 경제, 교통, 문화·관광, 교육, 행·재정 등 다양한 분야의 시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류 전 교수는 경북도 추천을 받아 현재 신원조회가 진행 중이며, 결격 사유가 없으면 12대 대구경북연구원장에 임명될 예정이다. 앞서 대구경북연구원은 지난 5월에 새 원장 공모를 진행했다. 당시 5명이 지원했지만 적임자가 없자 재공고를 결정했다.

지역사회는 그가 정유라씨 학점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2018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류 전 교수는 최씨 등과 공모해 2016년 6월 정씨에게 부정하게 학점을 주고 같은 해 10월 조교에게 정씨의 기말시험 답안지 등을 허위로 작성하게 한 후 교육부 특별사안감사 담당자에게 제출하게 했다.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이런 인물이 차기 대구경북연구원장으로 이름이 오르는 것부터 시·도민은 치욕적이고 모욕적인데, 약 2억원의 연봉까지 줘 가며 국정농단 범죄자를 대구·경북의 출연 정책연구기관의 수장으로 낙점했다고 하니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아무리 메타버스 산업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이런 인사를 강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도민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일”이라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문제 인물 임명을 두고 ‘여론 간 보기’를 멈추고 임명을 당장 철회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류 전 교수가 소설가라는 점도 대구경북연구원장직 적합성과 관련한 논란거리다.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류 전 교수가 소설가 출신으로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대구취수원 낙동강 상류 이전,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정책현안을 놓고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역시 류 전 교수에 대해 “대구·경북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종합적 역량과 전문성도 의문이며, 리더십은 아예 담보할 수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형 집행이 마무리돼 결격 사유가 없고, 대구경북연구원장으로서 역량이 충분해 류 전 교수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류 전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등 문화·과학 분야 능력을 높이 사 후보로 압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