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창 "대통령 무섭지 않다..인원 적어도 경찰 모임 할 것"

안대훈 2022. 7. 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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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 [사진 류근창]


류 경감 “적은 동료 모이더라도 진행”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열기로 했던 ‘14만 경찰회의’가 취소된 가운데 일부 경찰이 소수라도 회의를 강행할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 회의 개최를 놓고 엇박자를 내면서 '경란(警亂)' 전열이 흐트러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경찰청 직장협의회 회장을 지낸 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남)은 27일 오전 10시 20분쯤 경찰 내부망에 ‘7.30(토) 행사는 진행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4만 전체 경찰회의’를 취소하겠다'는 글이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지 약 3시간 만이었다. 류 경감은 이 글에서 “전국 지구대장, 파출소장들도 회의에 참여하자고 제안한 동료로서 비록, 첫 제안자가 철회했으나 30일 오후 2시 행사는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류 경감은 “다만 장소는 경찰인재개발원으로 국한하지 않겠다. 비록 적은 동료들이 모이더라도 전체 14만 경찰이 모인 효과를 품격 있게 보일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보겠다”며 “28일 중으로 장소와 시간, 준비물 등을 정해 내일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14만 전체 경찰회의 취소했지만…


앞서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제팀장(경감)은 이날 오전 7시7분쯤 경찰 내부망에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 자진 철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26일에는 전국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처된 류삼영 총경도 경찰 내부망에 “전국총경회의 이후 국민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과 다시 모임 추진하는 것은 국민께 심려 끼쳐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 경감은 “경찰청 지휘부, 장관, 대통령은 무섭지 않다. 제가 무서운 것은 국민 여론이다”며 “자칫 많은 경찰관 모임 진행으로 부정적 평가가 더욱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류 경감은 이 글을 게재한 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민께서 우려하지 않게끔 참석인원은 최대 세 자릿수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구체적인 행사 목적이나 내용이 확정되면 다시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류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전국팀장회의에 전국 지구대장과 파출소장 참석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총경들이 단지 경찰을 걱정했는데 돌아온 건 ‘대기발령’과 감찰이었다”며“팀장들도 같이하겠다는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게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 [사진 류근창]


경찰 내부 찬반 엇갈려


이에 대해 한 경찰관은 “신상에 불이익을 생길 수 있음에도 용기 있게 행동하는 모습에 부끄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 항상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썼다. 다른 경찰관은 동참 의사를 나타낸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한 경찰은 댓글을 통해 “최초 주최자도 아닌데 책임감 가지실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책임감을 내려놓으시고 국회의 시간, 국민의 시간을 지켜보시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펼치고 시민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있다. 장진영 기자

경찰 외부도 엇갈린 목소리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는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절차적으로도 내용으로 잘못된 대통령령은 공포돼서는 안 되며 위헌 위법 시비가 있는 만큼 국회가 국회법98조2에 따라 대통령령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해 정부에 송부해야 한다”며 경찰국 설치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경찰 하위직 퇴직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무궁화클럽은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 설치와 경찰대 폐지를 촉구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검·경 수사협력체계를 복원해 부실해진 경찰 수사를 복원하고 경찰대 등 간부부터 특채제도를 폐지해 경찰 직업 시작을 단일화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청은 이날 세종경찰청부터 3일 동안 전국 시·도경찰청을 통해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감 이하 직원 의견을 수렴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경찰 하위직 퇴직자가 모인 단체인 대한민국무궁화클럽 회원들이 27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 설치와 경찰대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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