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권성동, 尹과 돈독 과시..강기훈 내세워 청년정치 하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 대표’라고 지칭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된 데 대해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 번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을 한 것이 나타나면 앞으로 국민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냐”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가장 큰 것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 윤 대통령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이 국회 사진기자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말했고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서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메시지를 주고받은 건 이날 오전이었지만, 권 대행이 오후 4시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는 동안 다시 휴대폰을 열어 윤 대통령에게 “강기훈과 함께” 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다 이런 내용이 전부 공개된 거다.
일각에서 권 대행이 일부러 휴대폰 화면을 노출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박 전 원장은 “(권 대행이) 상당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권 대행이 당내에서 여러가지 공격을 받지 않느냐”며 “그것 때문에 ‘나는 대통령과 문자도 수시로 주고받고 이모티콘도 하는 돈독한 관계다’ 이런 것을 과시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됐든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징계를 받았으면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그런 지적을 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대표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 아니냐. 그래서 집권 여당이 경제나 물가를 살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투쟁으로 계속 빠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메시지 내용에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점에 대해 “이 대표 대신 이 분을 내세워 청년정치를 할 것 아닌가 등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대통령과 권 대행간 앞으로 정치적 구상에 대해 많은 대화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며 “배후에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메시지에 등장한 강기훈은 1980년생으로 2019년 대안 우파 성향의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했다. 여권 관계자는 “권 대행이 강기훈과 가까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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