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이동학 "상대편 망해야 이기는 '복수의 정치' 멈추고 합의의 정치해야"[인터뷰]

구채은 2022. 7. 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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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제에서는 여야가 공수만 바꿔가면서 '복수극의 정치'를 하게 되는 구조다. 그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면 기후위기나 초고령화, 복지 같은 초당파적 이슈는 뒤로 밀려난다. 매번 전 정권 수사에 집중하는 형태의 '적대적 공생'만 반복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동학 전 최고위원(40)은 2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정치가 국민의 삶을 다루는데 실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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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초고령화 해결하려면 '합의의 정치' 다시 시작해야"
"거대양당제, 공수만 바꿔 교대로 집권하는 현 정치구조 문제"
"비례대표제·결선투표 도입 등으로 '다당제' 토대 만들어야"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이동학 전 최고위원. 사진=이동학 후보 제공.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양당제에서는 여야가 공수만 바꿔가면서 ‘복수극의 정치’를 하게 되는 구조다. 그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면 기후위기나 초고령화, 복지 같은 초당파적 이슈는 뒤로 밀려난다. 매번 전 정권 수사에 집중하는 형태의 ‘적대적 공생’만 반복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동학 전 최고위원(40)은 2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정치가 국민의 삶을 다루는데 실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중심의 거대 양당제는 매번 상대당의 실정을 부각하고 비판하는데 집중하고, 이에 대한 반격과 적대, 복수만을 감행하는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정치교체’를 내걸고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한 이유기도 하다. 그는 정치교체의 방법론으로 ▲위성정당 방지를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례대표 의석 확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 일문일답

2016년 8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시 이동학 청년최고위원후보가 당원들에게 지지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가운데)과 이탄희 의원(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치개혁·정치교체 행동선언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동학의 ‘정치교체’는 어떤 의미인가.

▲거대 양당제는 무조건 상대를 부정해야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 행위 자체가 없다. 팬덤과 극단적 지지자들을 이용해 균열과 갈등을 방조한다. 정치의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편을 가르고 적대감을 들게 하는 방식의 정치는 당파 논리만 강하다. 국민의 삶을 다루는데 실패한다. 이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비례대표제 확대, 결선투표제 등을 제시하며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팬덤이 균열과 갈등에 일부 영향을 준다고 보나

▲팬덤은 필요하다. 그런데 혐오·증오표현까진 끌어안을 수 없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이다. 혐오 언행과 선을 긋고 자정작용과 정화작용이 필요하다. 토론을 하고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포용할 수 없는, 혐오·증오표현과는 결별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이 승리를 위해 지지자들을 모아서 극단으로 가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결국 다당제 형태의 ‘연정’이나 협치 방식의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인가

▲그렇다. 일방적으로 힘을 갖고 밀어부쳐 되는 것은 굉장히 취약하다. 다수결의 논리는 소수파가 되는 순간 쉽게 무너진다. 합의로 만든 건 힘이 세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민주당이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누구도 이기지 못하는 정치구조다. 물론 비례대표제 구조의 다당제가 한번에 안착하긴 쉽지 않다. 그렇지만 미래세대의 정치를 위해 지금부터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례대표제를 확대할 경우 당장 민주당의 의석이 줄 수 있다.

▲현재 정치구조가 우리 당엔 좋지만 국민에겐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설득해나갈 것이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일부 논의가 됐다. 이제 당과 국민 여론 차원에서 공력을 끌어모아야 한다. 당선이 된다면 정치교체를 최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이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아 모든 당 의원들을 만나 뵙고 설득할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적대적 공생’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치가 대여투쟁, 강경일변도로 흐른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정치교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위성정당 방지법 연내 통과나 비례대표제 확대에 대해서 구체적인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현 체제를 어떻게 교체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있어야 한다.

-박지현 이전에 민주당 청년정치가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은 어떻게 보나.

▲따끔한 얘기다. 노력하긴 했다. 하지만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처럼) 큰 스피커를 갖고 목소리 낸 적이 없었다. 반성할 부분이다. 구조적 원인도 있다. 당내 청년들은 영입되거나, 자발적으로 들어온다. 둘다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 선출직으로 진입하게 하기 위해 할당제나 가산점, 위원회를 만들어 활로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떤 아젠다를 놓고 기성정치인과 대결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진입’하는 것 부터가 문제였다.

-민주당에 청년정치인이 진입하는 것이 왜 어려운가.

▲당이 청년정치인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체계화 돼있지 않다. 정치 아카데미 정도가 전부다. 당 내 선거가 많아야 한다. 청년정치인이 자신의 정견을 갖고 토론해야 한다. 그런 숙성 과정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은 임명으로 청년 정치인이 입성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견해를 얘기하기보다 임명된 사람의 말을 듣는게 가장 중요하다. 문제해결형 정치인이 나와야 하는데 그 토대가 약하다.

-청년정치에 대해선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단편적인 정치 아카데미 형식보다 청년 정치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청년정치인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을 짚고, 그 해결책을 찾아 당에서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 이슈 중심의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지방 의회에 진출하거나 국회로도 올 수 있다. 자신의 아젠다를 가진 정치인들이 계속 탄생해야 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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