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퍼링 성장' 알파벳·MS, 나란히 핑크빛 주가..왜?(종합)

정현진 2022. 7. 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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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나란히 올해 2분기(4~6월)에 '2년 내 가장 느린 성장세'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시장 둔화와 강달러라는 환율 상황까지 타격을 준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우려에도 예상 밖의 견고한 실적과 내년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두 회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알파벳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이 696억9000만달러(약 91조36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폭은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던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알파벳의 핵심 사업인 광고 매출은 올해 2분기 563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검색 광고 매출은 14% 증가한 406억8900만달러였다.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73억4000만달러로 증가율이 5%에 불과해 1년 전(84%)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들이 광고를 크게 줄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부 광고주들이 여러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지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광고 매출 성장세 둔화에도 알파벳의 실적을 본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실적 발표에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4% 이상 올랐다. 시노버스트러스트컴퍼니의 댄 모건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 보고서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보고서라고 해석할 것"이라면서 "매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쟁자들은 고전하고 있는데 구글은 광고 매출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날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벨린 미셸 인사이더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눈 앞에 놓인 풍랑 속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MS는 PC 수요 감소와 강달러 여파로 올해 4~6월 중 2년 내 가장 느린 성장세를 기록했다. MS는 이날 2022회계연도 4분기(4~6월) 기준 매출이 51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2% 증가한 167억달러, 주당 2.23달러였다. CNBC방송은 MS의 매출 증가폭은 2020년 이후 가장 낮으며 주당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애저로 대표되는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 증가폭은 40%로 전분기(46%)에 비해 줄었고 개인용 PC 판매 매출도 14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 증가에 그쳤다. 투자은행 코웬의 데릭 우드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경기 침체 우려로 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고 지출 감소로 인해 검색·뉴스 광고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자회사 링크드인 관련 수익이 1억달러 감소했고 윈도우 라이선스 판매도 이 분기 중 2% 줄었다.

MS의 주가는 당초 장 마감 이후 나온 실적 발표에 1%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MS가 2023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3개월 전 예상대로 두자릿수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더 크고 장기적인 계약을 보고 있다"면서 "(MS는) 다른 그 어떤 공급업체보다도 더 많은 데이터센터 지역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10개가 새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퍼런스콜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 이후 MS 주가는 반등했고 이날 종가대비 5% 이상 상승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건 알파벳과 MS 모두 강달러에 따른 실적 타격이 있었다는 점이다. 달러인덱스가 올해 들어 10% 오르는 등 달러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면서 해외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이전과는 달리 고정환율 기준의 매출 등을 언급했다. 알파벳은 환율 영향이 없었다면 2분기 매출 증가률이 16%는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환율에 따른 매출 타격 규모가 5억9500만달러, 주당 영업이익은 0.04달러 가량 있었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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