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없앤 속리산 "악취 진동한다"..등산객 '산중 용변' 몸살
속리산국립공원의 휴게소가 하나 둘 철거되면서 산행 중 용변 볼 곳을 찾지 못한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휴게소가 탐방객들의 음주 산행을 부추기고 음식 조리로 인한 계곡 오염, 생태계 훼손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2008년 11월 국립공원 공중화장실 등 설치·유지관리 매뉴얼이 수립되면서 속리산 문장대 인근 편의시설을 철거한 후 나타나는 현상이다.
천왕봉·문장대를 거쳐 법주사로 돌아오기까지 20㎞ 코스를 완주하려면 대략 7시간30분이 소요된다.
이에 국립공원 측은 등산객들에게 용변을 미리 보고 출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일부 등산 관련 사이트에도 “속리산을 7∼8시간 산행할 예정인데 누구는 중간에 휴게소가 있다고 하고 누구는 없다고 한다”며 용변 해결 방안을 묻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휴게소 철거 후유증으로 ‘산중 용변’ 행위가 늘어나면서 임시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휴게소 3곳이 철거된 뒤 조성된 갈나무·국수나무 숲에서는 방뇨·방분으로 인한 악취가 난다는 말도 나온다.
26일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냉천골(해발 820m), 금강골(720m), 보현재(620m) 휴게소가 철거됐다.
한쪽에선 철거 결정에 대해 토양오염 해결과 속리산 경관 개선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다른 한쪽에선 속리산 문장대 일원에 휴게소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에 따른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다른 국립공원에서도 휴게소 등 환경 저해 시설 철거가 이뤄지는 추세”라며 “땅 소유주인 법주사 측과 협의해 철거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현재 속리산에는 저지대의 세심정·태평, 고지대의 신선대 3곳에만 휴게소가 남아있다.
휴게소는 컵라면과 도토리묵, 파전, 막걸리 등을 판매하는 동시에 등산객들의 용변 해결장소로도 이용됐다. 그러나 휴게소가 없어지면서 용변 급한 등산객들이 등산로 외진 곳이나 주변 수풀 등에서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자연공원법상 방뇨·배변에 대한 제재 조항은 없으나 등산로를 벗어나 자연공원특별보호구역 또는 임시출입통제구역에 들어갈 경우에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중 용변’을 이유로 등산객들에게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오물이나 폐기물을 함부로 버리거나 심한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과태료가 20만원이다.
사무소 관계자는 “법주사 주차장에서 세심정까지는 화장실이 여럿 있으니 용변을 미리 해결하고 산을 오르라고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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