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분기 매출 13조원 '첫' 돌파..하반기는 '흐림'(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유현석 기자]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13조원대 분기 매출 기록을 남겼다. 전 세계적으로 D램 등 일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났지만 전체적인 판매량을 늘리고 주력제품의 수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처지다.
◆SK하이닉스, 2분기 사상 최대 매출 실적 달성=SK하이닉스가 13조원을 돌파한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함께 4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27일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영업이익률 30%), 순이익 2조8768억원(순이익률 2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이 회사의 분기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12조3766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에 D램 제품 가격은 하락했지만 낸드 가격이 상승했고, 전체적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솔리다임의 실적이 더해진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인텔 낸드사업부 '솔리다임'은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된 후 SK하이닉스 실적 향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합산 낸드플래시 매출은 32억29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9억8700만달러는 솔리다임 매출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시장점유율 순위는 삼성, 키옥시아에 이어 3위이지만 솔리다임 인수 덕에 키옥시아와의 격차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솔리다임의 고부가가치 기업용 SSD가 평균판매단가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를 냈다.
SK하이닉스의 수율 향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만에 4조원대 영업이익과 30%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주력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의 수율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일부 지역의 코로나 봉쇄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 불가피=SK하이닉스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가 들어가는 PC,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 공급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고객들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면서 둔화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스템 확산으로 그동안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지만,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우려가 심화하면서 개인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들의 비용 감축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낸드 가격 역시 예상 낙폭이 기존의 3~8%에서 8~13%로 확대 수정됐다. 증권가도 하반기 메모리 가격 하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트 출하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전방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방 업체들은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문량을 기존 계획 대비 축소시키고 있는데 이에 생산업체들의 재고도 3분기에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점은 SK하이닉스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향후 경영계획과 관련해 SK하이닉스는 3분기 출하량이 원래 예상보다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지만, 그럼에도 메모리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는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면서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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