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성장률 2.3% 전망..주요 기관 중 가장 비관적

임성빈 2022. 7. 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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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춰 잡아 2.3%로 제시했다. IMF가 이번에 한국 경제에 내린 전망은 주요 기관 가운데 가장 비관적이다. 성장은 더뎌지는데 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무역 적자가 이어지는 등 한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6일(현지시간) IMF는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수정 발표하며 올해 한국이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내놓은 전망(2.5%)보다 0.2%포인트 낮춘 수치다. 최근 한국에 대한 전망치를 내놓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측했는데, IMF의 전망은 이보다 어둡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 역시 2.6%였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 2분기 한국 경제가 전 분기 대비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남은 3·4분기에 각각 0.3%씩 성장하면 연간으로 2.7% 성장률(한은 전망치)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하반기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했고, 세계적인 물가 상승이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가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전체 수출 중 5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후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 매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더 암울하다. IMF는 2023년 한국 성장률로 2.1%를 제시했다. 직전 전망(2.9%)보다 0.8%포인트 낮다.

IMF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른바 ‘식량 위기’가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외식 가격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IMF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따로 전망하진 않았지만, 올해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이 평균 6.6%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0월이 지나야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IMF는 고물가뿐만 아니라 물가 대응 과정에서의 부정적 파급 효과를 우려했다. 선진국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 정책을 펼치면 각국의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IMF는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3.2%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3.6%)보다 0.4%포인트 내렸다. 강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펴는 미국(3.7→2.3%)의 전망치를 가장 크게 낮췄고, 일본(2.4→1.7%), 영국(3.7→3.2%) 등 선진국의 전망도 낮게 수정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기존 4.4%에서 3.3%로 1.1%포인트 낮춰 잡았다. 특히 지난 2분기 중국의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던 2020년 1분기에 –34.4%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을 것이란 예측이다.

러시아 성장률은 -8.5%에서 –6%로 수정 전망했다. 러시아가 예상보다 강한 수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역성장 폭을 줄였다. 다만 IMF는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경우 세계 성장률이 올해 2.6%로 하락한다는 부정적 시나리오를 추가로 덧붙였다.

IMF는 각국에 “물가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물가가 높은 국가는 경제활동이 줄어드는 등 단기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과감한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 불안에 대비해 기업 파산·회생 지원을 강화하고 외화 차입 의존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대외적인 충격을 환율이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엔 외환시장 개입 등의 수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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