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시험은 잘 봐야'..고교생의 빗나간 학구열

장선욱 2022. 7. 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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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동고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은 이 학교 2학년 재학생 2명의 컴퓨터 해킹 등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근무하는 4층 교무실에 밤늦게 침입해 시험문제가 담긴 노트북(랩톱)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해킹하는 충격적 수법을 동원했다.

기말고사 출제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말 교무실에 침입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갈무리한 화면을 수일 만에 빼돌려 출제된 시험문제를 사전에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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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컴퓨터 해킹해 완전범죄 노린 고교 2년생

광주 대동고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은 이 학교 2학년 재학생 2명의 컴퓨터 해킹 등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교사들이 근무하는 4층 교무실에 밤늦게 침입해 시험문제가 담긴 노트북(랩톱)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해킹하는 충격적 수법을 동원했다.

그동안 일선고교에서 적발된 내신성적 조작이나 부정행위 가운데 해킹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교사들의 컴퓨터에서 문제를 빼낸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고교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서부경찰서는 26일 기말고사 답안을 사전에 확보한 학생 2명이 한밤중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교사의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정 시간마다 컴퓨터 화면을 갈무리해 특정 폴더에 자동 저장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말고사 출제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말 교무실에 침입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갈무리한 화면을 수일 만에 빼돌려 출제된 시험문제를 사전에 알아냈다.

학교 측은 기말고사를 앞둔 6월 말부터 교무실에 학생 출입을 금지하는 푯말을 붙이고 학생, 외부인 출입을 막았으나 정작 컴퓨터 해킹 등에는 대비하지 못했다.

지난 2월 이전한 교무실에는 더구나 교장실이나 행정실과 달리 사설 경비업체 방범 설비가 아직 설치되지 않아 속수무책이었다.

이를 노린 학생들은 교사들이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 틈에 심야시간대 시정장치가 풀린 4층 창문을 통해 교무실로 들어갔다. 4층 내부까지 계단으로 올라간 뒤 외벽 추락 방지봉 등을 손으로 잡고 침입했다.

이후 수학Ⅱ, 지구과학, 한국사, 생명과학 등 4과목의 출제문제를 무사히 빼냈다. 교사들이 설정해 놓은 컴퓨터의 비밀번호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경찰은 A군과 B군이 갈무리한 노트북 화면을 토대로 시험문제를 알아냈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서 찾은 정답을 미리 종이에 적어 지난 11~13일 기말고사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A군은 일명 커닝페이퍼를 시험이 끝날 때마다 잘게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동급생들이 찢긴 종이 조각을 퍼즐처럼 맞춰보는 바람에 시험문제를 훔친 사실이 들통났다. A군은 수학Ⅱ와 지구과학 각 100점, 한국사 93점, 생명과학 86점을 받았다.

광주시교육청은 이 사건과 관련해 대동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학교 측의 의뢰에 따라 수사에 나선 경찰은 25일 A군의 노트북에서 증거물을 확보한 뒤 자백을 받아냈다. A군과 B군은 경찰에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을 자백함에 따라 건조물 침입,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피의자로 불구속 입건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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