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로 버틴 2분기 경제성장률 0.7%..수출 둔화 먹구름 온다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은 1분기 대비 0.7% 성장했다.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가 살아난 영향이 크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주춤한 데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3고(高)’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소비 개선에 2분기 0.7% 성장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ㆍ전 분기 대비)은 0.7%를 기록했다. ‘0.5% 선을 밑돌 수 있다’는 시장 전망보다 선방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늘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민간 소비가 부진했던 올해 1분기 성장률(0.6%)과 비슷한 수준이다.
2분기 성장은 민간 소비가 이끌었다. 준내구재(의류나 신발)와 대면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3% 증가했다. 지난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위축됐던 소비가 빠르게 회복했다. 정부 소비 역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급여 지급 등 사회보장현물수혜가 늘어 1.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을 위주로 0.6%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면서 1% 감소했다. 두 지표 모두 -3.9%를 기록한 1분기와 비교하면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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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인 수출과 3고(高)가 변수
하지만 앞날은 어둡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2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분기 수출은 화학제품ㆍ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3.1%(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도시 봉쇄, 공급망 차질 등 대외 악재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3고’에 시달리게 될 하반기다. 소비 부진은 수출이 메우고, 수출 위축은 소비가 떠받쳤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내수와 수출 둘 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높은 물가 오름세와 경기둔화 우려, 코로나 확산세 등 민간소비와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3ㆍ4분기에 0.3%씩 성장할 경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2% 중반대 성장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올해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가장 큰 불씨는 수출 둔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6월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고, IMF가 세계 성장률을 계속 하향 조정하는 등 하반기 상황이 안 좋다”며 “3분기와 4분기 마이너스 성장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성장률은 2.4%, 내년 성장률은 1%까지 낮아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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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물가 치솟고 코로나19까지, 소비 제약
하반기엔 소비마저 위축될 수 있다. 치솟는 물가와 이자가 가계의 소비 여력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민간소비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분기(1.8%)보다 높아진 수준까지 올라선 만큼 추가 상승은 어렵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시장금리가 이자 부담이 커진 가계의 구매력은 오히려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도 악재다.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9327명을 기록하며 10만명에 육박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시 방역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코로나가 더 확산되면 개인을 중심으로 소비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 가능성은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에서 확인된다. 2분기 실질 GDI는 GDP 증가에도 전기 대비 1.0% 감소하면서, 2020년 2분기(-1.6%) 이후 가장 낮다.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환율 변동이나 수출입 단가의 변화를 고려해 산출한 실질 GDI는 국가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김효진 연구원은 “소비의 바탕이 되는 GDI가 감소하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한 만큼 하반기 소비가 되살아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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