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경찰대 졸업 후 경위 임관, 불공정"..다음 과제는 경찰대 개혁
이상민 "경찰대 출신 자동 경위 임관 불공정, 출발선 맞춰야"
8월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설치, 경찰제도 발전방안 마련
공무원 정원 동결하고 정부·지자체 위원회 3200여개 정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행정안전부가 내달 경찰국 신설에 이어 다음 과제로 경찰대 개혁 작업을 추진한다. 고위 경찰 20%를 순경 출신으로 채우고 경찰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당근'도 제시했다.
26일 행안부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새 정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업무보고에는 국무회의를 통과한 경찰국 신설과 경찰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세부 내용 등이 담겼다. 경찰대 개혁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경찰대 출신들이 졸업 직후 자동으로 경위로 임관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것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사전브리핑에서 "특정 대학을 졸업한 사실 자체로 앞서서 출발하고, 뒤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단 출발선상은 맞추는 것이 공정한 사회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각계 전문가들과 국민의 의견, 국회 논의, 경찰 구성원 내부 의견을 고려해 경찰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경찰서장회의에 참석한 인원 상당수가 경찰대 출신이었다. 이 장관은 경찰의 집단행동을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한다"며 경찰대 출신들을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행안부는 다음달 중 총리 소속 자문위원회인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설치, 사법·행정경찰을 구분하고 자치경찰제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경찰제도 근본적 발전방안을 6개월 내에 마련한다는 목표다.
2일 출범하는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과 등 3개 과로 구성되며 총괄지원과를 제외한 2개 과는 총경급이 맡게 된다. 이 장관은 "경찰국은 치안감이 부서장을 맡고, 인사과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경정·경감 역시 해당 분야에 관여했던 분들로 모실 것"이라며 "경무관 전보는 8월 초순에 시행하기 위해 준비중이며 연말로 예정된 총경 전보는 행안부 장관의 제청 사항으로, 경무관 전보 인사가 마무리되면 승진 대상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국 신설을 놓고 일선 경찰들이 반발하자 처우 개선과 순경 출신 고위직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당근' 정책도 제시했다. 지난 15일 경찰제도 개선방안에서 언급된 경무관 승진자 중 순경 출신도 20% 이상까지 높이기로 했다. 최근 5년간 경무관 승진자의 69%는 경찰대 출신이며 이중 순경 출신은 3.6%에 그쳤다.경찰공무원 보수를 공안직 수준으로 상향하기 위한 관계부처 협의체도 8월부터 운영한다. 경제팀·사이버팀 인력을 보강하고 군사경찰 사건 이관에 따라 인력 충원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경찰 승진심사 기준을 10월까지 개정하고 공안직 수준의 보수 상향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체를 당장 8월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고 정부·지자체 위원회도 대폭 정비한다. 부처별 조직진단을 9월까지 실시해 기능을 강화하거나 축소할 분야를 발굴한다. 통합활용정원제를 도입해 기능이 쇠퇴한 분야의 인력은 매년 부처별로 1%씩 감축한다. 지방공무원 기준인력도 동결하고 정원 1% 내에서 감축 가능한 인력을 발굴해 신규 수요에 맞게 재배치한다. 이 장관은 "운영실적이 부진한 식물위원회, 깡통위원회는 과감히 폐지하고 정부위원회는 30% 이상인 200개, 지자체 위원회는 30% 수준인 3000여개를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시대 관련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한 가칭 '지방시대위원회'도 설치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평가를 통해 차등 지원한다. 중앙정부 규제권한은 지방으로 이양하고 세종·강원·제주 등 특별자치시도의 특례와 지원책도 확대한다.
재난·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재난 피해자를 위한 주택복구비(1600만원) 지원 기준도 상향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 금액 변경도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진한다.100㎡미만의 소규모 음식점도 가입이 용이한 재난희망보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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