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대사 "한·미 확장억제협의체, 한두 달 내 가동될 수도"
조태용 미국 주재 한국대사는 25일(현지시간)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이 당초 예상한 시기보다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대사관에서 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가 조속히 재가동돼야 한다는 데 초점을 두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그 결과 당초 미국 측이 상정했던 시기보다 상당히 앞당겨 조만간, 한두 달 내에 협의체가 개최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일체 대화를 거부하고 도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모든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고 공조하고 있다"면서 그 일환으로 협의체의 조속한 재가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 위협이 커진 현실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미국의 확장 억제 방향성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한국 의견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고위급 확장 억제 전략 협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바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야 북한이 확장 억제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한국 핵우산 공약과 핵 억지력이 작동하고 있고, 강화되고 있다고 느껴 결국 북한이 핵을 못 쓰도록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2016년 한·미 고위급 합의로 만들어졌으며, 두 차례 열린 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북한 비핵화 협상 추진을 계기로 지난 5년 동안 중단됐다.
한·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정치적 결심만 남겨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 내 식량 사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제재 동참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이 핵 실험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핵 실험을 포함해 도발할 경우 외교적, 군사적 대응 조처에 대해 한·미 간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으로는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각국의 독자 제재, 유관국이 모여 할 수 있는 조처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에 대해 징벌할 수 있는 그런 의미를 담은 조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열릴 예정인 윤석열 정부 들어 첫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구체적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조 대사는 한·미가 북한 도발과 위협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동시에 실용성과 유연성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한·미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대북 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포함한 깊이 있는 협의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노규덕 한반도 본부장과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간 회담을 언급했다.
조 대사는 경제안보 분야와 관련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제 안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업무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대사관 안에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장 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미국 측 인사를 만나면 한미 동맹 중심에 경제안보가 있음을 확실히 깨닫고 있다"면서 "첨단기술, 공급망, 반도체 이런 것들을 포함한 경제 안보 이슈가 확실히 앞으로 한미 관계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맞서는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 간 반도체 협의체인 '칩 4'에 한국이 참여할지와 관련해 한국 내에서 긍정적인 의견 수렴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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