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길 순례' 나선 경북 고교생들..닷새간 어떤 길 걷나

김정석 2022. 7. 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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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고등학생 독립운동길 순례단이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 위치한 경북 안동시 임하면 내앞마을을 걷고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왼쪽 두 번째)과 독립운동가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 이항증씨(맨 오른쪽), 시인 이육사 선생의 딸 이옥비씨(오른쪽 두 번째). 사진 경북교육청

경북 경주시 선덕여자고등학교 1학년인 이채연(15)양은 이번 여름 방학을 특별하게 보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여름방학에는 계곡이나 바다로 떠나는 등 자유 시간을 만끽하곤 했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경험을 할 계획이다. 이 양은 경북교육청이 진행하는 ‘독립운동길 순례단’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양의 외할아버지는 6·25한국전쟁 참전용사다. 2007년 작고한 후 국가유공자로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국가유공자 후손인 이양은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대전현충원에 다른 유공자들과 함께 묻혀 있는 외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경북교육청은 국가유공자 후손이거나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경북 지역 고등학생 60명을 모아 독립운동길 순례를 시작했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과 함께 25일부터 29일까지 일정으로 운영한다. ‘다시, 독립의 기억을 걷다’라는 이름으로다. 2019년 운영했던 ‘임청각에서 하얼빈(哈尔滨)까지’ 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다시 운영하지 못했다가 올해 국내 탐방으로 전환해 실시했다.

순례단 일정 첫날인 지난 25일 학생들은 경북 안동시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 입소하고 기념관 내 신흥무관학교를 둘러보는 시간을 보냈다. 신흥무관학교는 독립운동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일제강점기인 1919년 5월 3일 만주에 설립됐던 독립군 양성학교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은 과거 신흥무관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독립군의 훈련과정과 전투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26일 경북 안동시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서 고등학생 독립운동길 순례단이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2일 차에는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출정식 후 학생들이 향한 곳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이다. 한국사와 독립운동을 조망하는 유물 90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민운동으로 추진돼 1987년 8월 15일에 개관했다.

3일 차인 27일에는 서울 일정이 예정돼 있다.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견학한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은 중국 사대외교 표상으로 인식된 영은문(迎恩門)을 헐고 그 자리에 건립한 자주민권과 자강운동의 기념물이다. 서대문형무소는 근대적 시설을 갖춘 한국 최초의 감옥으로 일제강점기 때 수많은 민족지도자와 독립운동가를 투옥한 곳이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1919년 중국 상하이(上海)에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관이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전경. 중앙포토
충청남도 천안시 위치한 독립기념관의 전경. 중앙포토

이어 4일 차에는 남북분단의 현실을 볼 수 있는 판문점과 도라산 전망대, 평화누리공원에서 현장 강의를 듣는다. 5일 차에는 다시 서울로 이동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 묘소를 참배한다. 이상룡 선생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독립운동의 상징’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이번 독립운동길 순례단 활동을 통해 경북인의 독립운동 발자취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나라 사랑의 길을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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