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건강 악화에도.. '참회의 순례'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회와 속죄의 순례(penitential pilgrimage)' 여정에 나섰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 도착했다. 지난해 5월부터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스캐처원주 등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1200구가 넘는 원주민 아동 유해가 발견됐다. 19세기 초중반 원주민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고자 설립된 기숙학교는 70% 이상 가톨릭 교회가 위탁 운영했다.
원주민 아동의 강제 기숙학교 수용은 100년 넘게 이어졌다. 부모로부터 떨어진 아이들에게는 신체적·성적·정신적 학대가 가해졌다. 캐나다 정부는 1881년부터 1996년까지 전국 139개 학교에 총 15만여명의 원주민 아동이 강제 수용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학대 생존자들은 꾸준하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가톨릭의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지난 4월 교황은 바티칸을 찾은 원주민 대표들에게 사과했다. 또 반드시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만성 신경통과 결장 협착증 등으로 교황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다. 비행기 탑승에 구급 리프트를 이용하고 이동에는 휠체어와 주변의 부축이 필요할 정도다.
25일(현지시간) 앨버타주의 옛 기숙학교 부지를 방문한 교황은 "그토록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악에 대해 겸허하게 용서를 구한다"며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들을 탄압한 열강들의 식민화 사고방식을 지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 미안하다"고 밝혔다.
교황은 오는 29일까지 캐나다 3개 도시를 순방하며 생존자와 원주민 대표 등과 만나 용서와 화해를 구할 예정이다.
장진영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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