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막는 육류식품 수출 규제, 대체육이 해결사 될까

최승근 2022. 7. 2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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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조류독감 등 빈번한 전염병으로 수출 어려워
식물성 소재 '대체육', 전염병 리스크 적고 원재료 수급도 안정적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비건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는 ‘대체육’이다.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등 채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육류식품 수출 규제를 해결할 묘수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 세계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육류가 포함된 식품의 경우 국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염병 등 문제로 인해 수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한식 세계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축산물 수출을 위해서는 상대국가와 위생검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소고기의 경우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과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서 구제역, 돼지콜레라, 조류독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국산 축산물과 육류를 활용한 가공식품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올 상반기 가금육에 대한 중국 현지 기준이 신설되면서 3월부터 국내에서 만든 냉동 삼계탕의 수출길이 열렸다.


그동안은 냉동 삼계탕에 대한 기준이 없어 레토르트 상품만 수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인해 실제 수출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동남아지역에서 몸값이 높은 국산 한우는 해당 국가와의 위생검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정식 수출 통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우는 동남아 현지에서 고급육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수요가 높지만 위생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정식으로 수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정부에서 나서려고 해도 구제역 같은 전염병 문제 때문에 해당 국가의 검역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호주 등 면적이 넓은 국가의 경우 축산농가 간 거리가 멀어 전염병이 걸려도 해당 농장만 피해를 입지만 국내는 밀집 구조라 한 번 터지면 전국적으로 피해를 입기 때문에 피해를 빗겨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 청정국으로 인정받으려면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1년간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


지난 18일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Science&Technology 담당 윤효정 상무가 미래 식량자원 연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CJ제일제당

대기업 잇단 시장 진출...식감 개선하고 메뉴 확대 박차

반면 대부분 식물성 재료를 활용해 만드는 대체육은 이 같은 수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전염병 이슈는 물론 원재료 수급 측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상품을 생산해 수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풀무원, 농심, 신세계푸드 등이 잇따라 대체육 사업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상품 경쟁에 돌입했다.


아직 사업 초기라 실제 육류를 활용한 제품에 비해 식감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제기되지만 불고기, 만두 등 한식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될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식물성 식품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26조4000억원 규모로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식물성(Plant-based)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2000억원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70% 이상은 해외 시장에서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출시하고 비건 만두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에는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지 못하는 데에는 육류식품 수출 규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대체육을 활용한 식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선은 내수 시장을 키워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에는 우리보다 앞서 대체육이나 식물성 단백질 시장이 형성된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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