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또박또박 답변에..소리 지르고 침묵했던 박범계

전·현직 법무부 장관, 국회서 맞대결..검찰 인사, 인사정보관리단 등 놓고 치열한 공방
朴 "총장 패싱인사 전례있나"..韓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패싱하고 인사하셨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1인 지배시대라고 비판하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서 했던 업무 모두 위법"
김건희 여사 연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곧 결론 날 것으로 생각한다"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박 의원이 법무부의 검찰인사가 '총장 패싱'이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과거 의원님이 패싱하셨다"며 맞섰고, 이에 박 의원은 소리를 질렀다. "검찰 의견을 어느 때 보다 많이 반영했다"는 한 장관의 답변에 박 의원은 수십초간 침묵했다.

25일 진행된 국회 정치·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박 의원은 한 장관을 불러내 검찰 인사에 관해 질문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검찰총장은 언제 임명할 거냐. 두 달째 공석인데 대검검사급, 고검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동훈 장관이 해버렸다. 전례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한 장관은 "과거 (박범계)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이에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시라"고 소리쳤다.

한 장관은 또 "저는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검찰에 물어보셔도 저만큼 이번 인사처럼 확실하게 인사 검찰의 의견을 반영한 전례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박 의원은 아무말 없이 수십초간 한 장관을 바라만봤다.

박 의원은 이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한 지적도 했다. 박 의원은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을 검증하는 1인 지배시대"라고 지적했는데, 한 장관은 "그간의 밀실 업무를 부처의 통상 업무로 전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업무는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계속해 오던 업무"라며 "제가 이 일을 하는 게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한 장관의 대답에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장관을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 장관은 또 박 의원에게 "객관적 판단 없이 기본적인 자료를 (대통령실에) 넘기는 게 무슨 문제인가"라며 "인사검증은 대통령의 인사 권한을 보조하는 것인 만큼 (대통령실의) 의뢰를 받아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과 관련해 동의를 받아 1차 검증을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의원이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까지 검증해야 하나"고 묻자 "저희는 인사권자가 의뢰하는 경우에 한해 1차로 객관적 검증을 한다"라며" 대법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위가 아니므로 저희가 검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 장관은 "곧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가'라고 묻자 "과거 정권부터 오래 수사해 온 사안으로,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결론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혐의가 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구체적 사안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거나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