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12시 응답없는 콜..서울 택시 절반은 서울에 없었다
[택시대란 돋보기 ①]
서울시내에서 회식이나 모임을 마치고 택시를 타려는 승객이 대거 몰리는 밤 12시에 경기도로 나가 있는 서울 택시의 비율이다. 가뜩이나 택시가 부족한 시간에 절반 가까이 경기도에 있으니 택시 잡기는 더욱더 '하늘의 별 따기'가 되는 셈이다.
26일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에 따르면 지난 4월 첫주(1~7일) 서울 사업구역 택시의 운행패턴을 조사했더니 피크시간대인 자정을 기준으로 호출 가능한 서울 택시의 최대 47%가 시외인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모는 플랫폼택시 중계업은 물론 플랫폼택시 가맹사업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정을 기준으로 서울 사업구역에 속한 택시 중 호출 가능한 차량이 5000대가 있다면 이 가운데 47%인 2350대는 고양시와 분당, 의정부, 광명 등 경기도 곳곳에 나가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른바 '서울 택시 공동화 현상'은 현재도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카모 관계자는 "승객을 태우고 경기도로 나갔던 택시들이 곧바로 원래 사업구역인 서울 시내로 돌아오기보다는 현지에서 서울행 승객을 기다리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외에선 서울시내 콜 응답 어려워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 부족이 극심한 상황에서 그나마 배차 가능한 택시의 상당수가 호출을 수행할 수 없는 시외에 있다 보니 서울 시내의 택시 승차난이 더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식당·주점의 영업제한이 풀리기 시작한 3월부터 발생한 밤 시간대 서울 시내의 택시대란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은 서울 시내 택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택시 기사의 상당수가 고령 등으로 인해 야간 운전을 꺼리는데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개인택시 기사 중 절반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여기에 코로나 기간 승객 감소 등으로 수입이 크게 줄어든 법인택시 기사들이 배달업 등 다른 업종으로 대거 빠져나간 탓에 법인택시 운행률이 30%대까지 떨어진 게 택시대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심야시간대 택시공급을 늘리기 위해 ▶야간 탄력운임제 도입 ▶스마트호출료 운영 ▶개인택시 부제해제 ▶승차공유 서비스 확대 같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이런 내용이 보고됐다.
탄력요금 등으로 택시기사의 수입이 늘게 되면 야간 운행에 나서는 차량도 증가하고, 법인택시로 돌아오는 택시기사도 많을 거란 판단에서다. 택시업계에서도 그동안 선진국에 비해 낮은 택시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광역올빼미버스 등 대책 필요"
그러나 비싼 택시요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을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가 공동으로 심야시간대 대중교통 공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심야에 많은 서울 택시가 경기도에 있다는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의 택시대란은 서울만이 아닌 수도권 전체의 문제"라며 "서울, 경기, 인천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심야에 서울 시내의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올빼미버스처럼 서울 주요지점과 경기도 내 주요지점을 이어주는 광역올빼미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대규모 버스 운영이 어려운 새벽 시간대에는 승객 수요와 목적지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경로를 설정해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DRT)도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수요응답형 버스는 주로 대중교통이 부족한 농어촌지역이나 신도시 지역 등에서 운영돼 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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