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만 건드리는 정청래? 과방위장 맡고도 최고위원 또 도전

윤성민 2022. 7.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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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증인 출석 요구의 건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항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돼왔다. 그는 주로 강경 발언으로 주목받아왔는데, 최근엔 정치적 행보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회에서 그간 쉽게 볼 수 없었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적인 맥락에서다.


두 번째 최고위원 도전


2015년 2월 재선 의원이었던 정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의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스스로 ‘당 대포’가 돼 최전방 공격수를 맡겠다는 공약이 지지층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석달 뒤 정 의원은 수석 최고위원이었던 주승용 의원을 향해 “사퇴도 안 할 거면서 사퇴한다고 공갈친다”고 ‘막말’을 한다. 그는 이 발언으로 윤리심판원으로부터 1년 당직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미 최고위원을 한 번 했던 정 의원은 지난 6일 최고위원 선거에 또 도전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기존에 당 대표 도전 뜻도 내비쳤었는데 최고위원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하면 저는 당원 대표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의 출마를 두고 당내에선 “욕심이 지나치다”는 불만도 나온다. 최고위원을 두 번 하는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사례로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에서 2016년과 2020년 두 번의 최고위원을 했다. 다만 양 의원은 2016년은 원외 인사였고 최고위원을 겸직하는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에 당선된 것이었다.

2015년 2월 9일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희, 주승용 최고위원, 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최고위원 도전하는 상임위원장


최고위원 도전을 이미 선언한 정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위원장으로 정해졌다. 정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과방위원장으로 결정된 직후 “방송의 공영성과 공익성, 독립성, 중립성은 정권 입맛대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아예 이번 기회에 못을 박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과 상임위원장 겸직 금지 규정은 민주당 당헌·당규나 국회법에 있진 않다. 다만 주요 당직과 상임위원장 겸직을 피해왔던 게 국회의 관행이었다. 상임위원장에겐 중립성이 요구되는데, 당에서 주요 직위를 맡으면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2020년 전당대회에서 진선미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고민했지만, 결국 불출마를 결정한 것도 국토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였다. 과거엔 최고위원 출마를 하려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게 일반적이었다.

정 의원이 과방위원장을 맡아둔 상태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당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정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될 경우 과방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정 의원 본인은 중앙일보와 25일 통화에서 “김민기 의원도 주요 당직인 사무총장을 하면서 국토위원장 맡지 않았냐”면서 “난 과방위원장 그만둔다고 말한 적 없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 의원이 최고위원이 되는) 그 상황이 되면 상의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2020년 8월 11일 당시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유 전 구청장은 최근 정청래 의원실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최정동 기자


구청장 출신 보좌관


정청래 의원실에 최근 임명된 보좌관도 화제가 됐다. 2018~2022년 마포구청장이었던 유동균 전 구청장이 정 의원의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2급 상당의 구청장이 4급 보좌관으로 온 것이다. 유 보좌관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선 낙선했다.

유 보좌관은 2008년부터 민주당 서울시당 마포을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당시 마포을 지역위원장이 정 의원이었다. 둘이 위원장과 사무국장으로 손발을 맞춘 시간은 6년이다. 유 보좌관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청래 의원실 보좌관 자리가 비어서 내가 먼저 하겠다고 했다”며 “정 의원과 저는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는 사이”라고 했다.

유 보좌관은 구청장에서 보좌관으로 직급을 낮춰 온 데 대해선 “보좌관 하다가 시의원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구청장 하다가 보좌관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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