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공단, 북 피살 공무원 유족에 조위금 지급 거부
공무원연금공단이 북한 군에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에게 조위금 지급을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의 ‘재직 중’ 사망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9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표류하던 이씨는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25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씨 유족들은 지난달 공단 측에 조위금 수령 여부를 문의했다가 사실상 거부 답변을 들었다. 조위금은 재직 중 사망해 ‘당연퇴직’ 처리된 공무원의 유족에게 위로금 조로 지급하는 돈이다.
공단은 이씨 유족이 지난 5월 실종 선고를 받은 것을 이유로 800여만원의 조위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씨는 실종으로 인해 ‘직권면직’ 처리됐기 때문에 조위금 지급 대상(당연퇴직자)이 아니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직권면직은 임용권자의 일방적인 의사와 직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해 공직에서 배제하는 처분이다. 하 의원은 “공무원연금공단은 유족에게 ‘법원에 가서 실종 선고 취소 판결을 받아오라’는 황당한 요구까지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사망일(2020년 9월 22일)까지도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이었다. 그래서 이씨의 사망 경위나 자진 월북 여부와 무관하게 조위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는 게 유족과 하 의원의 주장이다.
하 의원은 유족 측이 이씨가 숨진 지 2년 동안 사망 신고를 하지 못하고 실종 선고를 받게 된 데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도 했다. 사망 신고를 하려면 사망 후 1개월 내 사망한 이의 진단서나 검안서를 첨부해야 하지만 이씨는 북측에서 피살됐기 때문에 진단서를 뗄 상황이 아니었다.
가족관계등록법(84조)에 따르면 사망 증빙 서류로 진단서 등을 첨부할 수 없는 경우 관공서의 사망증명서 등 대법원 규칙에서 정한 대체 서면을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이씨 사망 경위를 수사하던 해경은 사망일자가 적힌 서류를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의 상속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유족은 어쩔 수 없이 지난해 말 법원에 실종 선고 청구심판을 제기했고 8개월을 기다린 끝에 실종 선고를 받았다.
하 의원은 “이씨의 재직 중 사망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하 의원의 관련 질문에 “그 문제는 조속히 검토를 해서 합리적인 결론이 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강제북송 자료, 놀라울 정도로 없어”=이런 가운데 이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2019년 탈북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은 내용이 전혀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강제 북송은 신정부 취임 뒤 인수인계를 받는 과정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던 사안”이라며 “자료가 안보실에 있는지 확인했지만 놀라울 정도로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와 내부 경제 상황도 언급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모든 준비는 끝내 놓은 것으로 안다”며 “7차 핵실험에 대비한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박태인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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