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수출 전선..하이테크도 중국 '흐림' 미국 '맑음'
대중국 수출은 ‘흐림’, 대미국 수출은 ‘맑음’. 최근 한국 수출 대상국 1, 2위인 중국과 미국을 둘러싸고 희비가 엇갈린다. 새로운 수출 전략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액은 814억 달러(약 107조원)로 전체 수출액의 23.2%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미 수출액(549억4000만 달러)은 전체 대비 비중이 15.7%로, 1년 새 0.4%포인트 올랐다.
월별 대중 수출액은 4월(-3.4%), 6월(-0.8%)에 이어 이달 1~20일 -2.5%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지속 중이다. 대중 무역수지는 5월 11억 달러 적자로 28년 만의 첫 월별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15억 달러를 넘는 적자가 쌓였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위기다.
반면 이달 1~20일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뛰었다. 월별 대미 무역수지도 올해 내내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 동향에서도 대중 수출액(홍콩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든 90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22개월 만의 감소세 전환이다.
반면 대미 수출액은 14.4% 늘어난 29억3000만 달러였다. 3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ICT 전체 수출액은 역대 6월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중국만큼은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미·중 하이테크 수입시장에서의 한국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하이테크 시장 내 한국 점유율은 2위지만 위상은 갈수록 떨어진다. 2015년엔 대만과 똑같은 19%였지만, 지난해는 15.9%로 떨어지면서 대만과 격차가 9.3%포인트로 벌어졌다.
반면 미국 하이테크 시장 내 한국 점유율은 같은 기간 소폭 상승했다. 2017년 3.5%에서 지난해 4.2%로 오르면서 국가별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바뀌었다. 반도체 분야 수출을 늘리면서 미국 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흔들리는 대중 무역엔 한·중 기술 격차 축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주춤한 대중 수출을 끌어올릴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2일 비상경제차관회의서 “무역금융 지원, 물류 애로 해소, 규제 개선 등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토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한중 수출 증가세를 회복하기 위해 경제협력 사업 추진, 수출 마케팅 강화 등으로 국내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뚜렷한 효과를 낼 만한 대책을 찾기 쉽지 않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나 반도체 공급망 동맹 ‘칩4’(한·미·일본·대만) 이슈도 큰 변수로 꼽힌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와 칩4 참여는 대미 수출엔 긍정적이지만, 대중 무역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국제 정세를 고려해 IPEF와 칩4에 참여하되 충분한 설명과 협력 채널 가동으로 중국 측 반발을 무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에서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스템반도체 전반에서 수출 역량을 키우고, 항공우주·의약품 등 차세대 주력산업도 적극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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