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칩4 동맹' 8월 시한 동의 못 해..가입 제안이라 하기 어려워"

시한 구애 받지 않을 듯.."공급망 안정 위해 어떤 게 최선인지 다양하게 검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정부가 최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Fab4)'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시한에 구애 받지 않고 검토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8월 말까지 칩4 가입 여부를 알려줄 것'을 우리 측에 요구한 것과 관련해 "(답변 시한이) 한 달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 것도 특별히 긍정, 시인을 하기 어렵다"며 "가입 제안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칩4 동맹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본·대만·한국과 맺고자 하는 반도체 관련 기술 동맹이다. 첨단산업과 관련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미국 정부가 답변 시한을 설정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참여 여부는 한국 정부가 칩4와 관련해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투자 촉진, 공급망 등 국익에 맞게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 당국자는 "공급망 교란이 가져오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공급망 안정을 위해 어떤 게 최선인지를 다양하게 검토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급망 안정과 관련해서는 여러 협의 채널로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어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취지로도 풀이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칩4를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논의를 급하게 전개하면 중국과의 공급망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자율성도 상당 부분 제한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필요로 하면 우리의 생각에 따라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내용을 만들어가고 협력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칩4의 성격이 배타성, 개방성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어떤 협의체에 들어가든 기본적으로 우리는 개방 체제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특정 배타성 협의체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고 언급했다.

미국과의 공급망 협력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을 어떻게 줄일 지에 대해 "지금까지도 중국이 굉장히 우선해 한국에 협조를 많이 진행해왔기 때문에 불확실한 공급망 불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 14일 진행한 국장급 한중 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에서도 중국 쪽이 공급망 교란 가능성에 대해서는 채널을 수시로 열고 지원해나가기로 했다"고 첨언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