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만에 대면 면회 끝.. "잘 지내, 엄마" 고개 떨군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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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62)씨는 파킨슨병으로 전북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노모를 지난 24일 가까스로 만났다.
전국 요양병원·시설의 대면 면회가 25일부터 중단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지난 20일 병원의 안내 문자를 받고 곧장 면회를 신청했지만 이미 예약 가능한 시간대는 많지 않았다.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62)씨도 지난 22일 80대 치매 노모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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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면 기회에 신청 몰려
기약없는 면회 재개에 아쉬운 이별
김모(62)씨는 파킨슨병으로 전북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노모를 지난 24일 가까스로 만났다. 전국 요양병원·시설의 대면 면회가 25일부터 중단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지난 20일 병원의 안내 문자를 받고 곧장 면회를 신청했지만 이미 예약 가능한 시간대는 많지 않았다. 김씨는 25일 “이렇게라도 만나 뵐 수 있어 다행이었다”면서도 “10분만 더 있게 해달라고 졸랐지만, 다른 면회 예약이 밀려 20분만에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자주 오라”며 방긋 웃는 노모의 다리를 주무르며 김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음 면회 일정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유리창을 사이에 둔 비접촉 면회는 가능하지만 일주일에 1회로 제한됐고, 이마저도 선착순이다. 그는 “언제 어머니 다리를 다시 주물러드릴 수 있을지 모르는데, 자주 오겠다고 거짓말하는 자식 마음이 어떻겠냐”고 한숨 쉬었다.
면회 제한 방침이 나온 직후 요양병원·시설 관계자들 역시 마지막 접촉 면회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전면 허용됐던 대면 면회가 한 달 남짓 만에 다시 중단되자 급하게 몰린 면회 신청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대면 면회 일정을 안내하는 문자를 보내자마자 1시간도 안 돼 예약이 꽉 찼다”고 전했다.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62)씨도 지난 22일 80대 치매 노모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 노모가 좋아하는 토마토주스와 열무김치도 만들어 갔다. 모친은 일주일에 한 번씩 딸이 장만해 온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해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노모가 “다음 주에는 강된장을 먹자”며 웃었지만, 그는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알았어. 잘 지내, 엄마”라고 안심시킬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지난해 면회가 막혔던 시기에 엄마에게 우울증이 생겼다”며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조금 나아지나 싶었는데 갑자기 면회가 막히면서 더 나빠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재회 기약 없는 마지막 만남에 면회를 서둘렀지만 인사도 못하고 생이별을 맞은 가족도 있다. 민모(68)씨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두 달 전 요양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만나기 위해 지난 23일 집을 나섰다. 병원은 대면 면회 장소를 1층 야외테라스로 한정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남편은 5층 입원실에서 내려올 수 없었다. 민씨는 “임종 전에 손 한번 잡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쉽게 24일 대면 면회를 하지 못한 이들은 25일 유리창 너머 수화기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광주의 한 요양병원 1층 면회실에 아버지를 만나러 온 아들은 하루 차이로 접촉 면회를 할 수 없게 되자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전파 속도가 빠른 BA.5가 우세종화하면서 이달에만 요양시설 18곳, 요양병원 6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정부는 고위험군이 밀집해 있는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의 외출·외박도 금지했다.
박민지 안명진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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