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따박따박, 이상민은 맞고성, 한덕수는 尹 띄웠다 [국회 대정부 질문]
“제가 하는 일이 잘못이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도 모두 위법이다.”(한동훈 법무장관)
“총경 집단행동은 묵묵히 일하는 경찰을 명예훼손하고 있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처음 데뷔한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장관들은 더불어민주당의 파상 공세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이들에게서 역공을 당한 야당에선 "'과거엔 안 그랬지 않느냐'(2020년 10월 국정감사)며 역공세를 폈던 윤 대통령의 과거 검찰시절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는 말도 나왔다. 또 이들이 "스타 장관이 나와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에 따라 당당한 모습을 통해 현 정부 지지율 반전을 꾀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동훈, 여유로운 따박따박…벼르던 박범계엔 “한방 없었다”
시작은 전·현직 법무장관의 대결이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비장한 모습으로 민주당 첫 번째 주자로 나서 한 장관을 불러냈다. 그는 한 장관이 나오자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을 아시냐”, “행정조직 법정주의라는 말을 들어봤냐”, “조세법률주의 아시냐” 같은 장학퀴즈식 질문을 쉴 틈 없이 쏟아냈다.
그런 야당 의원을 상대로 한 장관은 여유로운 태도로 주로 ‘받아치기’ 화법을 사용했다. 박 의원과 총 12분간 대화하는 동안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 등 박 의원의 질문에 부정하는 답변만 10여 차례 사용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땐 안 그랬냐”는 기습을 하며 박 의원의 말문을 막히게 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답변 태도에 여당 의원들은 때로 “하하하” 웃으며 손뼉을 쳤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장내에서 손뼉을 안 치도록 돼 있다”는 점을 다시 일깨울 정도였다. 반면 대정부질문 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에게 법치 농단을 하는 이유를 따져 묻겠다”고 벼르던 박 의원에 대해선 “생각보다 한 방이 없었다”(민주당 당직자)는 아쉬움이 당 내에서도 터져나왔다. 박 의원 이후에 등장한 민주당 의원 들은 한 장관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
더 나아간 이상민…쿠데타 발언 이어 “총경이 경찰 명예훼손”
이른바 경찰국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이상민 장관은 ‘받아치기’를 넘어선 강공 대응에 나섰다. 그는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긴급 브리핑을 열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하나회의 12ㆍ12쿠데타”에 비유해 야당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는 대정부 질문 답변자로 나와서도 주장을 이어나갔다. “하나회 쿠데타라는 표현은 정말 염장을 지른다”(박 의원)는 질타에도 “이분(총경)들이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하는 다른 경찰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답하는 식이었다. 그는 야당 의원이 고성을 지르면, 맞고성으로 붙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화가 난 야당 의원에 “의원님 말씀을 잘 새겨듣겠다”며 화를 누그러뜨렸던 한 장관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경찰들에게 내란의 목적이 있었냐”(박주민 민주당 의원)는 질문에 답변이 막히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이 “법을 위반한 것도 없는데 쿠데타, 즉 내란에 비유한 건 말이 안 된다”, “내란이 성립하려면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게 무엇이냐”고 쏘아붙이자, 그는 “쿠데타와 내란은 다르다”고 답하거나, “(총경 회의는) 집단행동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는 답만 되뇌었다. 이에 박 의원은 “쿠데타와 내란이 다르다는 유일한 학설이 나온 것 같다”고 비꼬았다.
윤 대통령 칭송한 한덕수 “이런 리더 모셔, 세계 6위 도약 욕구 솟아”
야당과 각을 세우기보단 윤 대통령을 띄우는 방식을 택한 이도 있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가까이서 본 윤 대통령의 모습은 어떻나’(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까지의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시민 여러분’이라며 ‘국민’과 ‘세계 시민’을 같이 호칭하셨다”며 “우리 각료들이 이런 리더를 모시고 한번 세계 6ㆍ7위 국가가 돼봐야겠다는 욕구가 솟는다”고 답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도 하락에 대해서도 그는 “(출범 후 대내외 여건 속) 2개월의 시간은 국민을 충분히 안심시키기엔 짧았던 시간 아닌가”라며 “대통령께서 철학이 분명하고, 소탈하기 때문에, 상당한 성과를 내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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