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들의 성산인 '어머니산'에 다녀왔습니다
[오문수 기자]
▲ 몽골인들이 성산으로 여기는 '어머니산' 앞에 한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으로 뒤에 보이는 산이 어머니 모습과 꼭 닮았다. 몽골 가이드 저리거씨가 보내줬다. 높은 산을 숭배하는 몽골인들은 성산을 복드, 하이르항, 한오올이라고 표기하며 1309개의 성산 제사유적이 있고 복드란 명칭이 붙은 산이 124개에 달한다 |
ⓒ 저리거 |
'사막화 현상'... 몽골에 대개 나무가 없다
▲ 바얀투로이 마을 인근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고비사막 여행하는 동안 커다란 고목이 보존된 마을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
ⓒ 오문수 |
▲ 홉드시로 가는 길 옆에 세워진 인공 조림지로 철조망 울타리를 세워 동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대한민국 NGO단체 중 하나인 '푸른아시아 네트워크'에서 몽골 조림사업을 돕고 있다. |
ⓒ 오문수 |
몽골 정부에서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몽골 국토의 76.8%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막화 원인은 자연적 요인이 51%, 인위적 요인이 49%이다. 사막화의 주원인으로는 과도한 방목, 바람이나 물에 의한 토양침식, 가뭄, 광산개발, 지방도로부설, 산불과 들불을 들 수 있다.
▲ 바얀투로이 마을 게르에 사는 두 부부가 사진을 찍으려하자 미소를 짓고 있다. |
ⓒ 안동립 |
▲ 바얀투로이 마을 옆 사막 모래에 낙타 시체가 묻혀있다. 몽골에서 동물 시체를 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 |
ⓒ 오문수 |
몽골을 여행하다 보면 도시 주위에 철조망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고 어린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의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여기에 해당한다. 몽골여행 마지막 날 울란바타르에서 '푸른아시아 주민자립추진단' 김성기 단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 본부를 둔 NGO단체 '푸른아시아'에서는 한국인 신기호 신부를 비롯한 활동가 15명과 현지인들이 힘을 합쳐 '임농업센터'를 운영하며 몽골 식목활동을 돕고 있다.
"센터에서는 몽골인들에게 비닐하우스에서 무, 배추, 깻잎, 수박, 토마토 재배법을 가르쳐주고 있어요. 현재까지 8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85%의 성공률을 올렸습니다. 마을 인근에 나무심는 일에 대해 주민들은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단순히 나무만 심지 않고 유실수인 야생베리, 차차르간 등을 재배해 공장까지 지어 소득을 배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돈이 되는 환금작물을 재배하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죠."
"한국인들은 비가 온다고 하지만 몽골인들은 비가 들어간다"라며 자연을 대상화하지 않고 주체로 여기는 몽골인들의 언어 습성을 소개한 그는 말에 낙관 찍을 때 초대받았던 경험담도 이야기했다.
"저는 말에 낙관 찍는 것을 잔인하다고 생각했는데 낙관 찍은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풀을 뜯더라고요. 유목민들에게 이유를 물으니 말에 낙관을 찍을 때 털하고 가죽에만 하기 때문에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산' 기기묘묘한 바위가 널려있어
다음 날 아침 마을에 들러 기름과 식수를 보충하고 잠깐 마을을 돌아보던 중 병원을 발견했다. 호기심 어린 아이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이곳까지 방문했다며 병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해준다. 주로 어떤 종류의 환자들이 많은가를 묻고 싶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물어볼 수가 없다.
▲ 저 멀리 목적지인 '어머니산'이 보이는데 길이 너무나 험해서 푸르공 운전사 바인졸이 길을 찾고 있다. 오아시스 인근에서 풀뜯던 낙타들이 갑자기 나타난 차량과 사람들을 보고 놀라 쳐다보고 있다. |
ⓒ 오문수 |
▲ 고비사막이라고 해서 모래만 있는 건 아니다. 땅속에서 물이 분수처럼 쏟아지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
ⓒ 오문수 |
GPS를 따라 길을 나섰지만 길이 너무 험해 푸르공 운전수가 마을에 사는 친구를 불러 가는 길을 알려준대로 따라갔지만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리며 차가 갈 수 있는 길을 찾던 운전수들이 차를 세우고 차가 갈 수 있는지를 탐색한 후 겨우 도착한 '어머니산'. 입구에 도착해 눈을 들어 산세를 올려다보니 왜 몽골 100대 경관에 선정됐는지가 이해됐다.
'에즈 하이르항 산'은 울란바타르에서 남서쪽으로 1150km 떨어져 있고 알타이 시가지 남쪽 250km에 있다. 평균고도 1600m인 어머니산의 날카로운 정상은 새들만 올라갈 수 있다.
모든 측면은 50도의 경사를 이루며 정상부는 깎아지를 듯한 암벽이 자리하고 있다. 어머니산은 침식으로 이뤄진 산이기 때문에 토양이 별로 없다. 산의 남쪽면은 암석 절벽으로 이뤄진 반면 북쪽 사면은 화강암과 이암으로 덮혀 있다.
▲ 몽골인들이 성산으로 여기는 '어머니산'에는 침식으로 인해 생긴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널려있다. 왼쪽에는 물개를 닮은 바위가 보이고 사진 중앙에는 사람의 목젖을 닮은 바위가 보인다. |
ⓒ 오문수 |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사람의 몸 형상을 흥미로운 바위들이다. 사람의 몸통, 늑대, 극장 의자, 목젖, 성기와 인체 기관을 닮은 형상의 바위들이다. 산의 남동쪽에는 9개의 움푹 패인 웅덩이가 있고 각각은 자그마한 개울물로 연결되어 있다. 그중 가장 깊이 패인 웅덩이는 깊이가 4m에 달한다. 물 고인 웅덩이는 가물 때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 몽골인들이 성산으로 여기는 '어머니산'에는 바위산을 따라 흐르는 물에 의해 형성된 9개의 웅덩이가 있다. 가장 깊은 웅덩이는 깊이가 4미터에 달한다. |
ⓒ 신익재 |
▲ '어머니산'에는 스님이 기거했던 굴이 있다. |
ⓒ 오문수 |
어머니(Eej) 산은 자연적 의미와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성산이다. 9개의 웅덩이 가까운 동굴에는 고대인과 승려가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인근 주민과 스님의 말에 의하면 "어머니산의 엄마 스님이 그곳에 살았다"고 한다.
어머니산에는 산양인 아르갈, 아이벡스, 늑대, 여우, 코사크 여우, 가젤, 야생 낙타가 서식한다. 또한 어머니산은 아가마(몽골에서 가장 큰 도마뱀), 모래 뱀, 대초원 방울뱀이 사는 쾌적한 서식처이다. 산에서 20km 떨어진 에드렌긴 산맥에 야생 낙타와 고비곰 사육장이 2007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 산은 1995년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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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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