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착공 GTX-B 수혜 지역은? 송도 못지않게 주목받는 남양주 화도읍

2022. 7.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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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장진단]

서울 지하철 경춘선 마석역 1번 출구를 나오면 한적한 동네가 나온다. 영락없는 시골 읍내 중심가 모습이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속한 이곳은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 중 하나다. 이유가 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 2024년 착공 계획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마석역은 GTX-B노선의 종점이다. 화도읍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TX-B노선의 경우 지금까지는 기점인 인천 송도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착공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종점인 마석역을 눈여겨볼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GTX-B노선 민자 구간 건설 사업의 밑그림이 구체화되면서 해당 노선 개통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2024년 GTX-B노선을 착공해 2030년 완공한다는 계획. 전문가들은 착공 시점이 다가올수록 인근 지역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다만 지금 당장은 부동산 시장이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등으로 침체돼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 송도부터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GTX-B노선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수혜 지역에 대한 셈법이 엇갈린다. 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시 제공)
▶GTX-B노선 2024년 착공

▷송도부터 남양주 마석역까지 연결

학군, 교통, 생활환경, 조망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다. 그중에서도 교통, 특히 GTX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궁무진하다. 서울과 멀리 떨어진 경기도 동탄신도시나 의왕 등의 지난해 집값 급등은 결국 GTX 효과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성 우려 때문에 한때 답보 상태에 빠졌던 GTX-B노선 사업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관심이 쏠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말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를 열고 ‘GTX-B노선 민간투자사업지정·민간투자시설사업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해당 노선은 인천대입구에서 여의도역, 용산역, 서울역 등을 거쳐 마석역까지 총 82.7㎞를 연결하는 구간이다.

이번에 의결된 부분은 민자 구간 사업 추진 계획이다. 민자 구간은 인천대입구역∼용산역(39.89㎞), 상봉역~마석역(22.86㎞)까지다. 사업비는 총 3조8000억원이다. 나머지 구간인 용산역~상봉역(19.95㎞)은 정부 재정이 투입된다. 즉,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정류장은 용산, 서울, 청량리, 상봉 등 4곳이고, 민간 사업자는 이외 10개 역을 짓는다. 민간 사업자는 이동 수요 등을 고려해 정류장을 3곳까지 추가할 수 있다. 또 역세권 복합 개발 등 주택 공급과 연계된 부대 사업도 제안이 가능하다. 다만 추가 역은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까지 소요 시간 30분 이내 도달한다는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주목할 부분은 착공 시기다. 민자 구간 사업은 2024년 착공,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GTX-B노선이 개통되면 인천대입구역에서 서울역까지 약 28분, 남양주 마석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약 21분 소요된다. 기존 버스나 전철 대비 이동 시간이 최대 1시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업성에 대한 우려는 올해 말 사업자가 선정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GTX-B노선 구간은 강남을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GTX-B노선은 앞서 예비 타당성(예타) 조사에서 비용편익분석(B/C)이 1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수익성이 낮았다. 일반적으로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본다. 지난 2019년 10월 나온 GTX-B노선 예타 보고서에 따르면 GTX-B노선의 B/C는 0.97~1로 집계됐다. 이후 한국개발원(KDI)이 진행한 민자 적격성 조사에서도 GTX-B노선은 두 번이나 ‘부적격’ 결과를 받기도 했다. 노선의 사업성이 부족해 민간 사업자 유치가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GTX-B노선 수혜 단지는 어디?

▷마석힐즈파크, 두산위브 눈길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정된 GTX 사업은 A~C노선이다. 이 중 GTX-B노선은 유일하게 동서를 횡단하는 노선이다. 인천 송도부터 시작해 용산역, 서울역, 청량리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인천대입구, 인천시청, 부평, 부천종합운동장, 신도림, 여의도, 용산, 서울역, 청량리, 상봉, 별내, 평내호평, 마석 등을 지난다.

통상적으로 GTX와 같은 광역급행철도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 서울 중심부보다 수도권 외곽 지역이 주목받는다. 서울 업무지구까지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GTX-B노선이 처음 구체화됐을 때 먼저 관심을 받은 지역은 인천 송도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 집값은 2020년 12.7%, 2021년 32.2% 올랐다. 지난 2년간 누적 상승률은 약 50%에 달한다. 그만큼 송도는 GTX 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며 지금은 시장 침체와 함께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GTX-B노선 동쪽에 위치한 지역도 조금씩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도 남양주다.

남양주는 경기도 내에서도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2012년 60만명이던 인구가 올해 초 73만50000명까지 증가했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왕숙지구와 B노선 종점인 마석역 인근이 가장 큰 수혜지로 꼽히고 있다.

마석역은 행정구역상 남양주 화도읍에 속해 있다. 화도읍은 읍으로 분류돼 있지만 단순한 시골 동네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일단 전국 여러 읍 중 2번째로 인구가 많다(약 11만8000명). 경제활동인구라고 불리는 30~50대 비중이 전체 50%에 육박한다. 학군도 나쁘지 않다. 경기도 3대 사립초 중 하나인 심석초를 비롯해 심석중, 심석고, 마석초, 마석중 등이 위치했다.

화도읍 일대 대장주 아파트 중 한 곳인 마석힐즈파크푸르지오. 총 620가구로 마석역까지 도보 30분 거리다. 2018년 1월 입주한 이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2020년 초만 하더라도 3억원 전후에 거래됐다.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해 8월 6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불과 1년 6개월 만에 2배 이상 올랐다. 지금은 시장이 침체됐음에도 6억원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마석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남양주두산위브트레지움은 화도읍에서 보기 힘든 대단지다. 총 1620가구로 2020년 9월 입주한 신축 아파트다. 지난해 3월 전용 84㎡가 3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같은 면적의 물건이 6억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마석역이 위치한 화도읍 매매 가격은 올해 1월 들어 0.09%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2월(0.23%), 3월(1.3%), 4월(1.14%)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별내역이나 평내호평역 등도 GTX-B노선에서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다만 이들 지역은 GTX-B노선 외에도 8호선 연장 등 다른 호재로 인해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가 신설되는 역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추가 역을 제안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인천시 역시 추가 역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혜 지역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고 GTX 개통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철도 사업은 발표, 착공, 완공 3개 시점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미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은 모두 다 알고 있는 만큼 당장 급격히 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결국 착공을 언제 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9호 (2022.07.27~2022.08.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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