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의 경찰은 죽었다" 경찰청 앞 근조화환 쏟아졌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대기 발령되자 일선 경찰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일부 경찰은 25일 경찰청에 근조 화환을 보내고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등에 항의하기로 했다.
“대기발령 항의” 경찰청에 근조 화환 쏟아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내 경찰청 라운지 등에서 모인 경찰 등은 이날 정오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공원에 근조 화환을 보냈다. 도착 예상되는 근조 화환만 4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애초 경찰청 정문 앞 인도에 ‘근조 화환 릴레이’를 계획했으나 경찰청 측이 막아 장소를 옮겼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근조 화환을 보낸 경찰들은 ‘경상남도경찰청 김경위’ ‘서울경찰청 박경위’처럼 이름이나 정확한 소속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근조 화환 띠에는 ‘22.7.23.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를 주도한 경찰(30대 경감) A씨는 “경찰 직장협의회나 경감·경위급 전국 팀장 회의 등이 있으나 계급·소속·나이 상관없이 현장 경찰들의 의견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인드에 전날(24일) “류 서장의 대기발령 이후 우리도 무언가를 해보자”는 제안 글을 올렸다고 한다. 이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 만들어졌고, 이름 등 신상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60여명이 모여 “월요일(25일) 경찰청에 근조 화환을 보내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무궁화 화분 등도 선택지에 있었으나 대검찰청에 주로 근조 화환이 보내지는 것을 참고했다고 A씨는 전했다. 해당 채팅방에서는 “폴넷 등 내부망이 아니라 직원 목소리가 행안부와 윤 후보자에게 전달될 방법을 찾자” “윤 후보자가 출근할 때 직원 의견을 보여주자”는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A씨는 “류 서장 말대로 대기발령 조처가 윤 후보자 의중일지 의심 간다”며 “이는 경찰국이 설치돼선 안 된다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근조 화환 릴레이가 더 많은 경찰 사이에서 퍼지는 등 직원이나 국민들이 관심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A씨는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류 서장이 주도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려 총경 56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회의 종료 약 2시간 만에 경찰 지휘부가 류 서장을 대기 발령하면서 경찰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류 서장의 법률 지원금을 모으자는 이른바 ‘10102원 모금 운동’에 동참했다는 한 경찰관(30대 경위)은 “‘열렬히’라는 뜻을 담은 1만102원을 보냈다. 류 서장의 대기발령 조치는 경찰청의 뜻이 아닐 거라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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