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화재 수천명 대피령..'폭염' 남유럽선 곳곳 화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화재 피해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州)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 마을에서 전날 발생한 작은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주민 6000명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발화 직후 거대한 연기 기둥이 수백 마일 치솟아 하늘을 뒤덮었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500여㎞ 떨어진 바스토 지역까지 대기오염 주의보가 발령됐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캘리포니아 산림보호국은 불길이 동쪽으로 확산하며 24시간 만인 이날 오전까지 5780헥타르(57.8㎢)의 산림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이는 여의도 면적(2.9㎢) 20배 수준의 규모다.
불길이 번지면서 주상복합 건물 최소 10채가 전소했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140번 국도 등 여러 진입로가 통제됐다. 인근 주택과 상가 3100여 채에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다.
소방관 2000여 명과 헬기 등이 투입됐지만, 현재 화재 진화율은 '0'(제로)에 가깝다. 현지 당국은 "수십 년 만의 최악의 가뭄 중에 바짝 마른 초목 사이로 불길이 번지면서 폭발적인 화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미국에서 발생한 올해 가장 큰 화재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AP는 기후 전문가를 인용해 "캘리포니아는 최근 몇 년간 이상 기후로 점점 더 크고 치명적인 산불을 경험해왔다"며 "향후 기후가 극단적으로 변하면 산불은 더 빈번해지고, 파괴적이며 예측할 수 없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남부 유럽 그리스에서는 이날 큰 규모의 산불이 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유명 휴양지 레스보스섬에서 전날 시작된 산불은 이틀째 지속됐다. 현지 당국은 주민과 관광객 등 450명에 대피령을 내렸다. 수백 명의 소방관이 투입돼 산발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와 크레타섬에서도 산불이 일어났다. 그리스에서는 수 주째 강풍을 동반한 고온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화재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엔 그리스 일부 지역의 최고 기온은 41도를 기록했고, 이번 주 내로 42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그리스 기상청이 예보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리스에서 최근 3일간 141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백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그리스 당국은 "올해가 지중해에서 가장 혹독한 여름"이라고 밝혔다.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서도 불이 나 주민 58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긴급 대피했다. 양헬빅터 토레스 카나리아 제도 주지사는 "낮 최고 기온이 38도까지 오르고 있다"며 "불을 최대한 빨리 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토에선 갈라시아·아라곤 등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가뭄 상태에서 지난 9일부터 계속된 폭염이 겹치면서 극도로 화재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국경지대 근처 슬로베니아 카르스트 지역에서도 화재로 2000헥타르(20㎢) 이상이 불타면서 소방대원 2000여명이 진압 작업에 나섰다.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 남부 등 남유럽 지역에서 올해 발생한 화재 피해 규모는 51만7881헥타르(약 5178㎢)로, 이미 지난해 화재 피해 면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스페인·포르투갈에서만 1700여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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