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열정적인 중재자?" 한국 사회 스며든 MBTI, 재미로 즐겨야

문화영 2022. 7. 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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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유형 검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테스트가 최근 20~30대 세대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MZ세대가 너무 몰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MBTI는 외향과 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 지표에 따라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를 영어 알파벳 4개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성격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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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면접 , 인간관계 등 곳곳서 MBTI 활용
'재미' 이상 활용은 멀리해야
MBTI 검사는 1940년대 만들어졌다. 검사 결과로 외향형, 내향적 등 16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진은 MBTI 검사를 서비스하는 한 웹사이트 화면.

[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너 I(내향형)이라고? E(외향형)인 줄 알았어!"

성격유형 검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테스트가 최근 20~30대 세대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MZ세대가 너무 몰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MBTI는 외향과 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 지표에 따라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를 영어 알파벳 4개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성격 검사다. 1940년대 미국에서 캐서린 쿡 브릭스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가 스위스 심리학자 칼 융의 이론에 기반해 만들었다. 2차 대전 당시 여성과 적합한 일자리를 찾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단순한 성격 검사지만 친구들과의 자리는 물론, 소개팅, 기업 면접 자리에서도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소개팅을 한 20대 여성 A씨는 MBTI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본인이 INFP라고 밝히자 상대방이 "공감 능력이 없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산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A씨는 "MBTI를 말했을 뿐인데 만난 지 10분도 안 된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는 게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아르바이트와 기업 면접에서도 지원자의 MBTI 검사 결과를 요구한다. 실제로 한 구인구직 공고문에는 'MBTI 결과'를 필수로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다른 아르바이트 공고문에는 'INFP·INTP·INTJ 지원 불가'라고 적혀있다. 지원자들 사이에선 "이젠 성격도 스펙이냐"라는 불만이 나온다.

일부 기업들이 면접 과정에서 MBTI 관련 질문을 하는 등 MBTI가 사회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외신은 이를 적절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고용노동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청년 채용 이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752개 기업(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중 252개와 중견기업 500개) 중 채용과정에서 MBTI 관련 질문을 한 기업은 23개(3.1%)사로 나타났다. 23개사 중 MBTI 결과가 당락에 영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6개사였다.

그러나 MBTI를 면접 등 과정에서 질문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20대 후반 취업준비생 B씨는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 내용도 아니며, 성격 유형의 검사를 면접 과정에서 활용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가한다"면서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은 없어도, 면접 분위기도 MBTI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소개팅, 기업 면접 등 사회 곳곳에서 MBTI를 활용하는 사례가 나오자, 외신에서도 적절한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23일 (현지시간) 미국 CNN은 한국의 MZ세대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MBTI를 적극 활용한다며, 2030세대가 상대를 알아갈 때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MBTI가 잘 맞는 사람을 골라서 만난다고 분석했다.

MBTI 업체 마이어스-브릭스컴퍼니 또한 주의를 당부했다. 아시아태평양 총괄인 캐머런 놋은 "한국에서 MBTI의 인기가 매우 기쁘다"면서도 "자신과 잘 맞는 연애 상대를 찾는 데 MBTI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 성향인 사람에게 끌린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다른 MBTI 유형이라고 잠재적 파트너에서 배제해버리면 멋진 사람과의 흥미진진한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심리상담사는 "MBTI 유형 내용 자체는 흥미를 끌 수 있지만, 인간의 유형을 그렇게 단순하게 나눌 수는 없다"면서 "인간관계나 기업 면접 과정 등 자신의 생활에 너무 적용하면 자칫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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