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진짜 드림카 됐네"..포르셰 국내 재고 1대도 없다, 무슨 일

강병철 2022. 7. 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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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911은 국내에서 출고 대기 기간이 무려 4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포르셰]

글로벌 기업에 근무중인 박모(48)씨는 평생의 ‘드림카’로 꿈꾸던 독일 포르셰를 사기 위해 최근 수도권의 한 전시장을 방문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대부분의 인기 수입차 모델이 계약 이후 인도받는 데 1년 이상 걸린다고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일단 구매 상담을 했다.


꿈속에서나 나오는 진짜 드림카 된 포르셰


그런데 영업사원으로부터 실제 대기 기간을 듣고 박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포르셰는 1년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 2년 이상, 심지어 4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차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씨는 “이 정도로 차량 출고 지연이 심각한지 몰랐다”며 “포르셰 신차가 현실에서는 볼 수 없고, 꿈속에서나 나오는 진짜 ‘드림카’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포르셰를 생산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추펜하우젠 공장의 모습. [사진 포르셰]


24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포르셰 차량 스톡(재고) 및 출고 대기 기간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포르셰의 재고가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셰 측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출고 지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해 대기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대기 기간이) 2~4년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발만 동동 굴리는 고객이 늘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출고 지연


포르셰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911의 경우 출고 대기 기간이 무려 4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단 파나메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마칸은 대기 기간이 2년 6개월이다. 마칸의 전기차 모델도 사전 예약을 최근 받기 시작해 출고 지연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포르셰의 첫 순수전기차(BEV) 타이칸의 경우 현재 대기 기간이 1년 6개월로 다른 차종에 비해 양호한 편이지만, 최근 들어 계약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대기 기간이 2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포르셰의 전기차 타이칸은 최근 들어 계약이 늘어나고 있어 출고 대기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용인=강병철 기자


이에 따라 중간 에이전시나 퇴사자와 같은 비공식 루트를 통해 포르셰를 더 빨리 인도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자동차 업계에 돌고 있으나, 문제가 생겼을 경우 포르셰 측은 일체의 피해 보상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다.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8431대의 포르셰가 판매돼 역대 최고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포르셰 국내 연간 1만 대 판매 눈앞


올 상반기에도 4694대가 팔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기록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해나 내년쯤 ‘1만 대 판매 클럽’ 가입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르셰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2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 공식 진출한 2014년 이후 역대 최대 매출로 2년(2020~2021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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