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 '눈' 조명·라이다, 실증장비 집결 광기술원 가보니
국내 유일 광융합산업 전문생산기술연구소
LED 비롯 렌즈·레이저·센서 등 활용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어둡고 안개가 낀 실제 도로 환경을 구현해 개발중인 조명의 성능을 시험해보는 게 가능합니다. 조명성능을 테스트하는 시설은 국내외 다양하게 있지만 이처럼 실제 도로상황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지난 22일 찾은 한국광기술원 LED 실증평가동. 건물 옆쪽에는 길이 120m, 높이 15m 정도의 초대형 암실이 있었다. 차량이나 각종 장비에 들어가는 조명이나 전광제품을 개발단계에서 실증하는 곳이다.
자동차·부품업체가 조명 자체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비슷한 방식으로 암실을 꾸며둔 곳은 국내에도 일부 있지만 이처럼 실제 환경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시설은 이곳과 독일의 연구소 정도에 불과하다고 광기술원 연구진은 전했다.
자동차의 조명이나 일부 전자장치는 외부나 극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 쓰는 과정에서 내구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곳에선 태풍이나 빗물에 장시간 노출시키거나 모래·미세먼지가 날리는 환경, 고온다습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꾸며 실제 제품이 악조건 속에서도 잘 버티고 제 성능을 내는지를 살피는 게 가능하다.
송상빈 광기술원 조명·에너지연구본부장은 "제품 개발과정에서 실증 중요성은 한층 높아졌는데 실증 장비를 직접 갖추긴 어려운 중소기업에겐 이러한 설비가 상당히 요긴하다"라고 말했다.
광산업, 즉 빛을 이용한 기술이나 응용분야는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널리 쓰인다. 빛을 만드는 것을 비롯해 빛의 성질을 이용해 신호를 주고받거나 계측에도 활용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다, 스마트공장에 필요한 광센서, 메타버스나 3D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 앞으로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도 광학기술의 몸값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01년 문을 연 한국광기술원은 이러한 광산업 전반에 쓰이는 요소기술을 융합하는 걸 목표로 하는 정부 지정 전문연구소다.
연구원은 광학분야 전반을 다룬다. 해외에서도 일부 메이커만 적용중인 600m 이상의 고광도 광선 레이저·LED 전조등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 야간 운전자나 보행자가 보다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한 형광유리알 제조기술도 연내 마무리된다.
일반 나이트비전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매우 어두운 환경에서도 쉽게 물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근적외선 광원을 사용한 이미지센서 어레이, 자율주행차 유리창이나 내·외장 디스플레이에 쓰일 기술, 도로 표면의 얇은 얼음막(블랙아이스)이나 젖은 도로 등을 인지할 수 있는 3D 의미추론 카메라 모듈 등은 올해 들어 시작한 프로젝트다.
광융합 산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나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영상이나 통신 등 일부 분야는 선두권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 기술·연구개발 수준이 90% 정도까지 근접해 있으나 소재부품, 설계 같은 분야는 아직 80% 초반대로 선두그룹과 격차가 3년 이상 차이가 난다. 원천기술로 업종·분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 생활이나 산업 전반에 요긴하게 활용되는 터라, 기초 연구개발 중요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광기술원은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 광원을 비롯해 광영상정보, 광ICT융합, 조명·에너지 연구 둥 기술개발과 시험인증·시험생산·실증·창업보육 등 기업지원 역할도 같이 한다. 전체 인력의 80% 이상이 연구·기술직으로 클린룸 7곳, 실험실 101곳을 갖췄다.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기술이전 누적건수가 515건, 계약액도 164억원에 달한다.
연구개발비 대비 기술이전 수입은 3.38로 전자·로봇·자동차 등 국내 다른 분야 전문연구소와 비교해 최대 수십배 높은 수준이다. 광기술원이 설비·인프라를 지원하거나 함께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하거나 상장한 기업도 여럿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차 경쟁력을 가늠하는 자율주행분야에서도 광융합기술이 널리 쓰일 것으로 내다본다. 차량이 주행하면서 외부 환경이나 도로·보행자 등 각종 정보를 일차적으로 취득하는 '눈' 역할이 가능해서다. 이 연구원은 인지센싱이나 정밀계측, 고정밀카메라 기술 등 신규 기술이나 감성인지 융합조명, 고출력 레이저 가공기술 등을 고도화하기 위해 올해 자동차연구원과 협업, 디스플레이 적용 전장부품이나 자율주행 센서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김정호 지능형광IoT연구센터장은 "라이다가 150m 정도의 거리한계가 있는 만큼 레이더로 이를 보완하거나 카메라 자체에 거리계측기능을 추가하는 식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광주=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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