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광기술원, '미래 여는 빛의 기술'로 미래차 시대 준비한다
연구 중심, 내외장 조명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로
19개 센터에 184명의 풍부한 연구인력 확보
자율주행 관련 부품 실증하며 기업 지원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내외장 조명을 주로 연구해온 한국광기술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지센싱, 정밀 계측, 고정밀 카메라 등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대다수의 기술이 '빛의 기술'인 광융합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연구소인 한국광기술원은 최근에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미래차 관련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2일 방문한 한국광기술원 'LED조명 실증센터'는 자동차 관련 제품들의 시인성이나 내구성을 테스트해보는 시설들이 가득했다.
가장 먼저 길이 120미터, 폭 40미터, 높이 15미터의 암실인 '도로조명실측동'을 방문했다. 도로조명실측동은 실제 도로환경과 유사한 상태에서 제품의 시인성을 테스트하는 시설이다. 길게 뻗은 실측동 내에 가로등을 달 수 있는 등주가 길게 세워져 있어 실제 도로처럼 조성이 가능하다.
실측동 안에서 안개를 발생시켜 안개가 낀 상태에서의 시인성도 테스트해볼 수 있다. 관계자는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국내에선 광기술원이 유일하고, 전 세계를 통틀어도 독일과 우리나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극한환경시험동'에서는 가혹한 환경조건에서도 자동차 부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성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빗물이 떨어지는 환경이나 안개가 낀 날씨, 혹은 고온다습한 상황을 구현해볼 수 있다.
외장 부품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설비도 갖췄다. 미세먼지나 모래를 일으켜 제품의 내구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이다. 외장 부품의 내구성 테스트는 차량은 물론 항공 관련 제품들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테스트로, 국내에선 한국광기술원을 포함해 일곱 군데에서 받아볼 수 있다. 한국광기술원은 미국 군사 규격에 맞춰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광기술원은 전자파의 영향을 시험하는 대규모의 실험실도 가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 필수적인 '레이더'에는 복합 센서가 많이 들어가 서로 간섭을 주지 않는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시험해보는 것이다. EMI(전자파장애)와 EMC(전자파장애호환성) 기술을 테스트해보는 이 시설은 5t 트럭이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날 둘러본 LED 조명센터는 한국광기술원이 갖추고 있는 19개의 센터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 2001년 개원한 한국광기술원은 전체 직원 277명 가운데 184명이 연구 인력일 정도로 풍부한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레이저 연구센터와 지능형광IoT 연구센터, 모빌리티 조명연구 센터 등 미래차 기술에 적용해야 할 다양한 기술들을 융합하기 위해 각 센터들이 협업하고 있다는 게 신용진 한국광기술원 원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실제로 연구 성과도 있었다. ▲국내 최초 레이저/LED 하이브리드 헤드램프 상용화 기술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차용 야간환경 저조도 영상변환 기술 ▲국내 최초 자동차용 3D 리어램프 개발 등은 한국광기술원이 대표 연구 성과로 꼽는 것들이다.
국내 최초의 '레이저/LED 하이브리드 헤드램프 상용화 기술'은 차량 전방 600미터 이상까지 고광고 비을 비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상대방 운전자의 시야 방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먼 거리의 시인성을 확보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차용 야간환경 저조도 영상변환 기술은 자율주행 중 야간환경에서 요구되는 객체 인식이나 도로 상황 인식의 난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주야간 모든 환경에서 선명한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영상 관련 기술력은 특히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는 분야로, 세계 1등과의 격차는 1.5년에 불과하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광기술원은 올해 신규 과제로 ▲미래차 디스플레이 적용 전장부품 기술 개발 ▲초고난도 자율주행 모빌리티 인지예측센서 기술 개발 등에 착수했다. 해당 과제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협업해 진행한다.
한국광기술원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미래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등 초정밀, 초지능, 초연결 기술의 집약체로 변하고 있다"며 "특히 광을 이용한 융합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기술자문과 전문 인력 양성, 시제품 제작 등 기업 지원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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