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맨이 사라진 뒤.."글로벌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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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과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 우려, 에너지 위기 등 악재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려는 글로벌 리더십이 실종됐다.
오는 11월 베이징에 유럽 정상들을 초청하는 등 글로벌 스킨십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철저히 막아 3연임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에너지 위기, 물가 급등,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직면한 유럽 전역에서는 최근 정치적 위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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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악재 위기감 고조되지만
리더십의 부재 경고음…신흥국은 오히려 대통령이 악재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코로나19 재확산과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 우려, 에너지 위기 등 악재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려는 글로벌 리더십이 실종됐다. 과거 '스트롱 맨'으로 불리던 강성 우파 리더들이 줄줄이 퇴출된 이후, 주요국 정상들은 내부 정치와 현안 해결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차기 미국 대선 가상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고 챙길 여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 에머슨대가 지난 19∼20일(현지시간) 전국 등록 유권자 107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오차범위 ±2.9%)해 2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대선 가상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3%의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6%)에 뒤지는 수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0월 중·하순께 열릴 제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집중하고 있다. 5년 마다 한 번 열리는 당 대회를 통해 국가주석의 연임여부가 결정되는데, 시 주석은 3연임을 노리고 있다. 오는 11월 베이징에 유럽 정상들을 초청하는 등 글로벌 스킨십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철저히 막아 3연임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유럽의 경우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며 리더십의 총체적 위기를 겪는 중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중의 음주파티 스캔들 등 방역 규정 위반과 인사 관련 거짓말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후임으로는 인도계 엘리트인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과 강경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지지자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꼽힌다.
남유럽의 경우 사실상의 '경제 소방수'로 등판했던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연정 내각 붕괴로 사임하며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이탈리아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가을 총선을 실시해야 하고, 내년 예산안 수립 등 행정·입법 절차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러시아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민심을 잃고 고전중이다. 지난달 총선 투표에서 그가 이끄는 중도 여권 '앙상블'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좌파 연합과 극우가 크게 약진했다.
국가 시스템이 미비해 지도자 역량의 중요성이 큰 신흥국의 경우 상황은 더 나쁘다. 경제 붕괴에 분노한 반정부 시위대를 피해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해버린 스리랑카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몰디브를 거쳐 싱가포르로 도피한 뒤 국회의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임계를 전했다. 시위대는 후임으로 지명된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에도 반대 시위를 이어오는 중이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했다가 국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엘살바도르의 배경에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오판이 있다. 가상화폐 애호가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9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등록했고, 대통령은 아홉차례에 걸쳐 2301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량은 저조한 데 이어 비트코인 가치가 급락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에너지 위기, 물가 급등,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직면한 유럽 전역에서는 최근 정치적 위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드온 라크만 칼럼니스트는 "스트롱맨 리더는 권위주의적 시스템과 민주적 시스템 모두에서 등장했었지만, 이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선 결국 멈추게 된다"면서 "민주주의에서는 유권자가 시스템의 진정한 수호자"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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